[청와대 '大ㆍ中企 상생' 회의] 中企 절반 "원자재값 상승ㆍ인력 수급난…경영개선 안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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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企현장 실태조사 결과 보고
중소기업의 절반 정도가 올해 경영 상황이 지난해보다 나아졌다고 느끼는 것으로 조사됐다. 올해 상반기 7%대의 경제성장이 이뤄지면서 대기업들이 사상 최대의 실적을 내고 있는 것과는 온도 차이가 있다. 특히 2차 이하 협력업체들과 건설 의류 등 내수 업종의 경기 회복이 상대적으로 더딘 것으로 나타났다.
지식경제부는 29일 이명박 대통령 주재로 열린 비상경제대책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의 중소기업 실태조사 결과를 보고했다. 이달 초 기획재정부 등 관계부처 6곳이 합동으로 11개 산업단지의 562개 중소기업에 대해 실시한 결과다. 정부는 1466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도 함께 발표했다.
◆중소기업 체감경기 회복 느려
중소기업의 체감경기 회복 속도가 그다지 빠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대상 중소기업들의 평균 가동률은 올해 4월 73.5%,5월 74.4%,6월 75.5% 등으로 완만한 상승세에 그쳤다.
평균 매출은 올 상반기 101억9600만원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전체가 174억7200만원인 것을 감안하면 큰 폭의 회복이라고 보기에는 미흡하다는 게 지경부 관계자의 설명이다. 설문에 응한 중소기업 가운데 50.3%는 지난해보다 경영 상황이 개선됐다고 답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경부 관계자는 "단가 인하 등으로 중소기업들은 아직 경기가 회복됐다고 제대로 느끼지 못하고 있다"며 "대기업 대비 회복 속도에서 차이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대부분 업종이 애로 겪어
업종별로는 자동차 부품 분야에서 전반적인 회복세를 보였지만 2차 이하 일부 협력업체들은 원자재 가격 상승분의 납품단가 반영률이 낮다고 불만을 제기했다. 조선 분야는 수주물량 감소로 회복세가 지연되는 추세였다. 금융사의 까다로운 보증조건으로 자금 조달에 애로를 겪은 사례도 나타났다. 기계 및 부품은 복잡한 하도급 구조로 납품대금 지연 등의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조사됐다. 범용 부품을 공급하는 휴대폰 분야는 업체 간 경쟁이 심해 단가 인하 압력을 강하게 받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경부 관계자는 "휴대폰 부품업계는 기존에도 협력업체들 사이의 경쟁이 심했는데 최근 중국 업체까지 경쟁에 가세해 상황이 더 나빠졌다"고 말했다.
대기업의 2~4차 협력업체가 주를 이루는 부품소재산업의 경우 실적은 호전되고 있으나 수익성은 제자리인 것으로 조사됐다. 기능인력 수급난이 심각하고 원자재 가격 상승에 비해 납품단가 반영률도 낮은 것으로 파악됐다.
지경부는 대기업의 수출 실적이 두드러진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분야의 협력 중소기업 비중이 크지 않은 것도 실적 격차의 한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또 1차 협력업체들에 비해 2차 이하 협력업체들의 체감경기 회복이 지연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수출기업과 연계된 중소기업보다 건설자재 의류 등 내수 위주 업종의 회복세가 느렸다.
◆자금조달 애로 등 3중고
중소기업의 체감경기 회복을 저해하는 대표적인 요인으로 △하도급 거래 △인력 수급 △자금조달 애로 등 세 가지가 꼽혔다. 하도급 거래의 경우 2차 이하 협력업체와 범용기술 기업일수록 문제를 많이 제기했다.
범용기술 기업이나 부품소재산업 등 3D 업종 기업들은 전반적인 기능인력 부족을 호소했다. 기술력이 높은 중소기업은 연구 · 개발(R&D) 인력 등 전문인력 채용에 애로를 지적했다.
자금 사정은 전반적으로 개선되고 있지만 원자재 구입 등 자금 수요가 계속 증가하고 있다는 게 문제였다. 보증 및 대출심사가 강화돼 자금 조달에 애로를 겪고 있다는 것이다.
정부는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다음 달까지 관계부처 합동 대책을 수립할 예정이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