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도주 없어도 꿋꿋…재상승 대비 체력비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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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70선 옆걸음 증시 관전법
덜 오른 업종 '키 맞추기'
저평가된 내수주 공략할만
코스닥은 '테마 부족' 고전
덜 오른 업종 '키 맞추기'
저평가된 내수주 공략할만
코스닥은 '테마 부족' 고전
정보기술(IT) 자동차 등 주도주들이 주춤하는 가운데 코스피지수는 전 고점을 돌파한 후 단단한 흐름을 보이는 이유는 뭘까. 코스피지수가 강세인 것과 달리 코스닥지수는 아직 500선도 회복하지 못했다. 또 코스피지수가 올 들어 5.24%나 오르며 글로벌 증시에서 단연 두드러진 상승세를 보이는 것은 왜일까.
1770선 회복 후 횡보하는 증시에 대해 투자자들은 세 가지 궁금증을 제기한다. 이에 전문가들은 △발빠른 순환매를 통한 '키맞추기' △블루칩을 선호하는 외국인 중심 장세 △국내 기업들의 튼튼한 체력을 이유로 꼽고 있다.
◆주도주 실종됐는데 왜 오르나
29일 코스피지수는 연기금(400억원)과 프로그램(3000억원) 매수세에 힘입어 1770선을 지켜냈다. 코스피지수는 결국 2.59포인트(0.15%) 내린 1770.88로 마감했다.
전문가들은 뚜렷한 주도주 없이 지수가 오르는 것은 그동안 덜 올랐던 업종에 매수세가 순환하며 '키맞추기'가 진행되고 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이상원 현대증권 투자전략팀장은 "IT와 자동차는 선진국 경기의 영향을 많이 받는데 경기 우려가 가시지 않아 투자자들이 관망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하반기 주가 강세를 예상하는 투자자들이 상대적으로 덜 오른 종목을 사들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같은 순환매에 따라 신고가 종목들도 매일 교체되는 모습이다. 이날 ㈜LG와 ㈜CJ 등 지주사들이 52주 신고가를 경신했고 전날엔 현대제철 동원금속 삼아알미늄 등 철강 · 금속주에서 신고가가 속출했다. 코스피지수가 반등하기 시작한 지난 19일 이후 현대중공업(27일) 현대미포조선(26일) CJ제일제당(22일) 강원랜드(22일) 등 그동안 소외됐던 종목들이 잇달아 신고가 기록을 세웠다.
다만 순환매 장세에선 시장을 뒤쫓는 것보다는 확실한 타깃을 정해 '길목 지키기'식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김학균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한국가스공사 같이 저평가된 내수주들이 유망해 보인다"고 추천했다. 반면 박소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지금은 기존 주도주들이 힘을 축적하는 단계여서 하반기 다시 오를 것에 대비해 조정 시 미리 사두는 전략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유진투자증권도 주도주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짜되 중국 관련주로 보완할 것을 주문했다.
◆코스닥은 왜 유독 약세인가
코스피지수가 승승장구하고 있지만 코스닥지수는 이날도 0.86% 내린 482.56으로 마감하며 사흘째 약세를 보였다. 지난 5월20일 500선이 깨진 뒤 두 달 넘게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1월18일 연중 최고치(553.10)에 비해선 12%나 낮다.
전문가들은 코스닥시장의 약세 이유로 외국인 중심 장세와 테마 부재를 꼽았다. 정근해 대우증권 중소형주팀장은 "외국인이 유가증권시장 대형주 위주로 사들이며 코스피지수를 끌어올리자 국내 기관들도 수익률을 맞추기 위해 코스닥 종목을 팔아 유가증권시장 종목을 사들여야 하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기관은 이날까지 코스닥시장에서 9일 연속 순매도했다. 정 팀장은 또 "작년엔 자전거 신종플루 신재생에너지 등 각종 테마가 개인들의 인기를 모았지만 올해는 뚜렷한 테마가 없어 코스닥에 대한 관심이 크게 줄었다"고 진단했다.
◆한국이 유독 강한 이유는
미국 다우지수는 이달 들어 7.41% 오르긴 했지만 4월26일 연중 고점(11,205.03)과는 아직 6% 정도 차이가 있다. 중국 증시는 4월22일 3000선을 내준 후 여전히 2500~2600선을 맴돌고 있다. 반면 코스피지수는 연초 대비 5.24% 오르며 두드러진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한국 증시가 이처럼 강한 것은 기업 실적에서 차이가 나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이경수 토러스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금융위기 이후 글로벌 경제 주도권이 제조업 중심의 아시아로 넘어오며 한국 기업들의 체력이 부각되고 있다"며 "예전에는 반도체 사이클에 따라 삼성전자 등 전체 기업이익이 변동했지만 지금은 다른 산업들도 발전하면서 기업이익이 꾸준하게 나온다는 점이 투자자들에게 믿음을 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
1770선 회복 후 횡보하는 증시에 대해 투자자들은 세 가지 궁금증을 제기한다. 이에 전문가들은 △발빠른 순환매를 통한 '키맞추기' △블루칩을 선호하는 외국인 중심 장세 △국내 기업들의 튼튼한 체력을 이유로 꼽고 있다.
◆주도주 실종됐는데 왜 오르나
29일 코스피지수는 연기금(400억원)과 프로그램(3000억원) 매수세에 힘입어 1770선을 지켜냈다. 코스피지수는 결국 2.59포인트(0.15%) 내린 1770.88로 마감했다.
전문가들은 뚜렷한 주도주 없이 지수가 오르는 것은 그동안 덜 올랐던 업종에 매수세가 순환하며 '키맞추기'가 진행되고 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이상원 현대증권 투자전략팀장은 "IT와 자동차는 선진국 경기의 영향을 많이 받는데 경기 우려가 가시지 않아 투자자들이 관망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하반기 주가 강세를 예상하는 투자자들이 상대적으로 덜 오른 종목을 사들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같은 순환매에 따라 신고가 종목들도 매일 교체되는 모습이다. 이날 ㈜LG와 ㈜CJ 등 지주사들이 52주 신고가를 경신했고 전날엔 현대제철 동원금속 삼아알미늄 등 철강 · 금속주에서 신고가가 속출했다. 코스피지수가 반등하기 시작한 지난 19일 이후 현대중공업(27일) 현대미포조선(26일) CJ제일제당(22일) 강원랜드(22일) 등 그동안 소외됐던 종목들이 잇달아 신고가 기록을 세웠다.
다만 순환매 장세에선 시장을 뒤쫓는 것보다는 확실한 타깃을 정해 '길목 지키기'식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김학균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한국가스공사 같이 저평가된 내수주들이 유망해 보인다"고 추천했다. 반면 박소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지금은 기존 주도주들이 힘을 축적하는 단계여서 하반기 다시 오를 것에 대비해 조정 시 미리 사두는 전략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유진투자증권도 주도주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짜되 중국 관련주로 보완할 것을 주문했다.
◆코스닥은 왜 유독 약세인가
코스피지수가 승승장구하고 있지만 코스닥지수는 이날도 0.86% 내린 482.56으로 마감하며 사흘째 약세를 보였다. 지난 5월20일 500선이 깨진 뒤 두 달 넘게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1월18일 연중 최고치(553.10)에 비해선 12%나 낮다.
전문가들은 코스닥시장의 약세 이유로 외국인 중심 장세와 테마 부재를 꼽았다. 정근해 대우증권 중소형주팀장은 "외국인이 유가증권시장 대형주 위주로 사들이며 코스피지수를 끌어올리자 국내 기관들도 수익률을 맞추기 위해 코스닥 종목을 팔아 유가증권시장 종목을 사들여야 하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기관은 이날까지 코스닥시장에서 9일 연속 순매도했다. 정 팀장은 또 "작년엔 자전거 신종플루 신재생에너지 등 각종 테마가 개인들의 인기를 모았지만 올해는 뚜렷한 테마가 없어 코스닥에 대한 관심이 크게 줄었다"고 진단했다.
◆한국이 유독 강한 이유는
미국 다우지수는 이달 들어 7.41% 오르긴 했지만 4월26일 연중 고점(11,205.03)과는 아직 6% 정도 차이가 있다. 중국 증시는 4월22일 3000선을 내준 후 여전히 2500~2600선을 맴돌고 있다. 반면 코스피지수는 연초 대비 5.24% 오르며 두드러진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한국 증시가 이처럼 강한 것은 기업 실적에서 차이가 나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이경수 토러스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금융위기 이후 글로벌 경제 주도권이 제조업 중심의 아시아로 넘어오며 한국 기업들의 체력이 부각되고 있다"며 "예전에는 반도체 사이클에 따라 삼성전자 등 전체 기업이익이 변동했지만 지금은 다른 산업들도 발전하면서 기업이익이 꾸준하게 나온다는 점이 투자자들에게 믿음을 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