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찬 국무총리가 29일 사퇴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혔다. 정 총리는 이날 오후 세종로 정부 중앙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늘 국무총리직을 사임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정 총리의 사의를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청와대 관계자가 전했다. 이 대통령은 다음 주 휴가를 보낸 뒤 내달 둘째주에 개각을 단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 총리는 기자회견에서 "여러 번의 사의 표명 이후에도 총리직을 지킨 이유는 6 · 2 지방선거부터 7 · 28 재 · 보선에 이르는 일련의 정치일정 속에서 국정의 중심을 잡아야 할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주요 정치일정이 일단락되면서 대통령께서 집권 후반기를 새롭게 시작할 수 있는 여건과 계기가 마련됐다고 생각한다"며 "지금이 국가의 책임있는 공복으로서 사임의 마지막 기회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국가 백년대계를 위해 세종시 수정안을 관철하지 못한 점은 개인적 아쉬움을 넘어 장차 도래할 국력의 낭비와 혼란을 방지하지 못했다는 자책감을 불러일으킨다"며 "모든 책임과 허물을 제가 짊어지고 이제 총리 자리를 떠나겠다"고 말했다. 정 총리는 "국정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후임 총리가 결정될 때까지 최소한의 책무는 수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