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권 산업지도 바뀐다] 부산신항, 철도ㆍ항공 연계 '육ㆍ해ㆍ공 복합물류' 메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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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항만~육로연결 철도 완공
2012년 처리물동량 200만개 목표
2012년 처리물동량 200만개 목표
2일 오전 부산 신항의 남측 컨테이너부두에 위치한 현대상선터미널.지난 6월22일 개장식과 함께 본격 운영에 들어간 이곳의 부두 야적장에는 40피트짜리 흰색 냉동컨테이너가 6단으로 쌓여있었다. 10여대의 컨테이너 차량들이 그 사이 도로를 오가며 연이어 작업을 하고 있었다. 부두 안벽쪽으로 가보니 한번에 컨테이너 6350개를 실어나를 수 있는 현대오클랜드호가 중동쪽 출항을 위해 대기하고 있었다. 노란색의 대형 크레인들이 컨테이너 2200개를 내리고 싣는 등 작업이 한창이었다. 지난해 경기가 좋지 않아 중단했던 미주쪽 일부 라인도 경기회복 기대감이 커지며 지난 5월부터 재가동에 들어가면서 활기를 띠고 있다.
이 회사 안성호 부장은 "지난 2월부터 운영에 들어갔는데 현재 풀가동할 정도로 잘 돌아가고 있다"며 "지난달부터 월 처리물동량이 1만개 이상 늘어나 올 목표 110만개는 무난히 달성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 자사물량 운송에 치중했지만 부두운영이 안정을 찾은 만큼 연말부터는 외부 선사유치에 본격 나서 2년 후에는 200만개 정도를 취급할 수 있을 것"이라며 "2년 정도 지나면 부산신항이 배후부지와 함께 세계 최고 수준의 항만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부산신항 시대가 본격 열리고 있다. 국내외 경기 회복으로 물동량이 지난해보다 늘면서 부두를 운영하는 항만운영업체들이 '세계로 뻗어가자'며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부산신항 처리물동량은 개장 첫해인 2006년에는 3개선석을 가동하면서 23만800개를 처리했다. 부산항 전체 처리물량 1203만900개의 2% 수준에 불과했다.
하지만 올 들어 물량이 늘기 시작해 지난 5월 현재 184만7000개를 처리,부산항 전체 572만8000개의 32%를 차지하고 있다. 박호철 부산항만공사 마케팅팀장은 "연말이면 신항의 처리물량이 45%수준까지 늘어나고 내년이면 50%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길수 한국해양대 교수는 "정부의 부산과 광양항 투포트(two-port) 육성 정책,북항과 신항의 역할분담 실패 등으로 그동안 부산항의 경쟁력이 혼선을 빚었다"며 "부산항은 첨단 항만장비를 구축한 만큼 세계최고 수준의 '스피드 항만'이라는 점을 내세우고 북극항로 등 미래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선도할 수 있도록 대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항만과 육로를 연결하는 철도물류에도 획기적인 변화가 다가오고 있다. 한국철도시설공단이 2001년부터 2011년까지 9135억원을 들여 건설하고 있는 부산신항 배후철도(삼랑진~한림정~진영~진례~장유~녹산) 38.8㎞가 현재 89%의 공정을 보이고 있다. 이 가운데 우선 김해 진례역~부산 녹산역 구간(16.2㎞)이 오는 12월15일 개통된다.
이 구간이 개통되면 녹산국가산업단지와 가덕도신항만 개발에 따른 배후수송시설 확보 및 부산권역 항만과 공단의 원활한 화물수송이 동시에 가능해져 물류여건에 큰 변화가 기대된다. 하루 26회 화물열차가 왕복운행하면서 신항화물을 실어나른다. 한국철도시설공단은 부산신항 배후철도를 운행하는 화물열차에는 컨테이너 2단적재가 가능하도록 관련 절차를 개정할 방침이다.
김영하 한국철도시설공단 영남본부 건설처장은 "내년 하반기에는 진례~녹산 구간의 복선전철 공사가 마무리돼 인적 · 물적 수송체계의 혁신을 가져와 철도가 지역경제의 중심 축으로 부상할 것"이라고 말했다. 2004년부터 추진 중인 부산 부전역~창원시 마산역을 잇는 부전~마산 복선전철 민간투자 건설사업(부전~사상~김해공항~칠산~장유~진례~북창원~마산) 51.4㎞도 SK건설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 본격적인 사업 준비에 들어갔다. 이 사업이 완료되면 김해 · 창원이 경부선과 호남선,전라선을 잇는 대동맥 역할을 맡게 된다. 부전~마산 복선전철은 또 내년 4월 개통될 예정인 부산 사상~김해 삼계를 잇는 경전철(23㎞)과도 연계할 수 있도록 추진 중이다.
동남권 신공항 입지가 이 일대로 정해질 경우 물류효과는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동남권 신공항은 현재 부산과 대구,울산,경북,경남 등 5개 시 · 도가 부산 가덕도와 경남 밀양을 놓고 치열한 유치경쟁을 벌이고 있는 상태다. 동남권 신공항 입지가 이 일대로 선정되면 신항 및 배후철도와 연계된 육 · 해 · 공 복합물류시대가 열릴 것으로 기대된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