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0일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에 포함된 부산 강서구 지사동 부산테크노파크 내 선도기업공학연구소.화학생명공학분야에서 세계적 수준을 자랑하는 독일 바이에른주에 있는 프리드리히 알렉산더대학(FAU)이 내년 3월 이곳에 문을 열기 위해 독일 교수 · 직원 2명이 머물며 실험기자재와 장비 배치설계 등에 힘을 쏟고 있었다. 강의실과 실험동 등을 갖춘 7000여㎡규모의 학교 건물이 들어서면 생물공학과 의학생명 화학반응 입자기술 등 8개분야 전공의 대학원과 함께 연구소가 운영된다. 강의를 맡게 될 교수들은 현직 독일교수만 16명에 이른다. 박사급 과학자 8명도 강의에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종한 부산테크노파크 기술혁신팀장은 "FAU에서 235억원,부산시와 지식경제부가 각각 35억원씩 70억원을 투자해 학교를 운영할 것"이라며 부산지사과학단지가 연구개발 중심지로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이 외국인기업 투자뿐 아니라 연구개발 대학 유치에도 성공하면서 서부산권과 진해의 핵심클러스터로 도약하고 있다.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청이 지난 6월 말 현재 유치한 외국자본은 63건에 총 54억2800만달러에 이른다. 분야별로는 신항만건설이 25억1000만달러(2건)로 유치금액이 가장 많았다. 이어 자동차 선박기자재 및 각종 기계부품 등을 생산하는 첨단제조업이 16억6000만달러(27건),웅동 웅천지구의 관광레저단지 조성에 8억1700만달러(4건),항만물류센터 4억1000만달러(29건),교육분야 2500만달러(1건)의 순이다.

2008년 하반기부터 시작된 글로벌 경기침체로 기업투자가 위축된 국내외 여건 속에서도 적극적인 유치활동을 펼쳤다. 이 같은 노력으로 미국 해양레저용품업체인 MMIS(5000만달러)를 유치하는 등 지난해에만 5억7000만달러(9건)를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

이동영 경제자유구역청 유치실 과장은 "부산경남자유구역청의 특징은 개발위주로 사업을 진행하는 다른 곳과 차별화해 첨단제조 및 항만물류 중심으로 기업유치를 하는 것"이라며 "글로벌 위기에도 신항 배후지와 공단에 우량 국내외 기업들이 자리잡고 있는 추세"라고 소개했다.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은 신항만과 명지,지사,두동,웅동 등 5개지역으로 구분된다. 부산과 경남 진해에 걸쳐 기계와 자동차,조선기자재는 물론 최첨단 신항과 항만배후지를 구축해 동남권의 산업중심지로 도약하고 있다. 신호산업단지와 부산지사과학산단,남양지구 등 3개지역에 외국인공단을 조성해 첨단기술 축적과 생산성을 높이는 클러스터도 구축하고있다. 연내 화전지구에도 외국인기업들이 입주할 계획이다.

경제자유구역청은 하반기부터 외자유치활동에 적극적으로 나설 예정이다. 유럽과 미국,일본지역의 물류 유통기업을 대상으로 유치마케팅을 전개할 예정이다. 미음 · 남문지구에 자동차와 조선기자재 등 첨단부품소재기업을 유치할 방침이다. 웅동지구의 복합관광레저단지 투자유치를 위해 싱가포르 등 화교 글로벌 기업을 방문, 투자설명회를 여는 등 20회의 해외홍보도 준비하고 있다. 영자신문과 아리랑TV,인터넷배너 등을 통해 다양한 홍보활동도 전개한다.

경제자유구역청은 부산과 경남지역의 경계지대를 관리하는 역할도 강화할 방침이다. 수도권에 대응하는 거점으로서 국내 제2경제권을 형성, 국제교역 중심기지로 도약시킨다는 전략이다. 외국계기업 종사자를 위한 외국인 주거단지와 외국인 학교,병원을 지어 국제업무 지원에도 나설 계획이다. 신용존 해양대 교수는 "오는 12월부터 거제와 부산 간 연결 도로망이 갖춰지는 점을 활용해 조선과 해운업,선박용 부품산업의 신기술 관련 연구기관 등으로 구성된 핵심 클러스터로 육성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