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회원권과 미술품 시장이 '바닥 탈출'을 시도하고 있다. 1년째 하락세를 이어온 골프회원권 가격이 최근 들어 미세한 반등 조짐을 보이고 있고,그림 값도 해외 미술시장 활황에 힘입어 회복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그동안의 회원권 값 약세는 세계 금융위기로 인한 불확실성 증대,국내 부동산 경기 침체에 따른 자산 디플레이션 우려 등으로 투자 메리트가 감소한 데 따른 것이다. 최근 2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전년 동기 대비 7.2%에 이르렀다는 뉴스가 주식시장에는 호재로 작용했지만,회원권 시장에는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회원권 시장의 '큰손'이랄 수 있는 법인들의 매수세도 아직 뒷받침되지 않고 있다.

골프회원권 시장은 전통적으로 7,8월에 약세를 보인 후 9월 가을 시즌에 접어들면서 반등하는 패턴을 보여왔다. 최근 1년 동안 가격이 평균 15% 하락한 만큼 매수를 노려야 할 시점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신현찬 에이스회원권거래소 애널리스트는 "하반기에도 상반기의 침체 국면이 당분간 이어지겠지만 조세특례제한법이 어떻게 결말 나느냐에 따라 수도권 외곽 골프장을 중심으로 부분적인 반등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정부는 지방(강원 충청 영남 호남) 회원제 골프장의 그린피에 붙는 세금을 2년간 깎아주는 내용의 조세특례제한법상 일몰 조항을 예정대로 연말로 종료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세수 부족과 수도권 회원제 골프장 및 지방 대중골프장들의 반발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지방 회원제 골프장의 그린피는 지금보다 3만~5만원 올라갈 것이 뻔해 수도권 골프장과 차이가 없어진다. 2년 동안 외면받아왔던 수도권 외곽 골프장들에 매수세가 모일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다.

송주용 동아회원권거래소 팀장은 "회원권 가격이 바닥까지 떨어졌기 때문에 시세가 급락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호재성 종목 위주로 서서히 반등세로 돌아설 것"이라고 말했다.

미술 시장도 바닥 탈출에 대한 기대감이 번지고 있다. 그런 만큼 투자자들의 고민도 깊다. 미술 전문가들은 우선 자신의 자금 상황 등을 고려해 보수적으로 접근할 것을 권하고 있다. 내년부터 점당 6000만원이 넘는 작고 및 외국 작가 작품에 양도세를 부과하는 '악재' 때문에 그림 값이 위축된 만큼 추격 매수보다는 저점 매수 전략을 펴라는 것이다.

김경수/김경갑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