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목1동에 비가 온다고 해서 우산까지 챙겼는데 왜 비가 안 와요?"

CJ헬로비전의 지역 케이블 채널 프로그램 본부에 뜬금없는 전화들이 쏟아지고 있다. 지난 5월부터 평일 하루 8차례 '날씨와 생활정보' 프로그램을 방영한 이후 생긴 풍속도다.

이 회사의 전국 14개 케이블TV방송사업자(SO)는 서울 양천구와 은평구,북인천 등에서 지역 밀착형 프로그램을 내보내고 있다. 대도시 위주의 기상정보 프로그램과 달리 업계 최초로 동별 날씨와 각종 행사,생활 상식 등을 제공한다.

'오늘 오후 ○○동에는 비가 내릴 예정이니 빨래할 때 참고하세요' '○○동 ○○마트에서 배추를 가장 싸게 살 수 있어요' 등 지역 주민의 눈높이에 맞춘 정보들이다. 주민들이 문의하는 생활 정보를 다음 날 명쾌하게 풀어주는 '우리 동네 생활 백과사전'도 인기를 끌고 있다.

방송 초기에는 지상파TV가 제공하는 기상정보와 맞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까 하는 우려가 있었지만 지금은 행사나 축제를 홍보하려는 지방자치단체와 지역민들의 문의 전화가 쇄도해 아이템을 선정하는 데 고민할 정도다.

CJ헬로비전 측은 호응에 힘입어 현재 5분인 분량을 10분으로 늘리고 횟수도 증편할 계획이다. '날씨와 생활정보'를 진행하고 있는 김지은 기상캐스터(26)는 "동별로 세세한 기상정보와 생활정보까지 챙기다 보면 어려움이 있는 게 사실"이라면서도 "목소리 톤이 조금만 낮아도 '어디 아프냐'는 격려 전화가 와 힘든 줄 모르겠다"고 말했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