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이 두 달 만에 공모가 11만원을 회복했다. 지난 5월12일 상장 이후 부진한 주가 흐름이 이어졌지만 8월을 앞두고 사흘째 강세를 보이고 있다. 상장 3개월이 지나면 8개 주관 · 인수 증권사 계열 자산운용사들의 주식 매입 제한이 풀리는 데다 9월 코스피200지수 특례 편입이 확실시되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삼성생명은 30일 0.92%(1000원) 오른 11만원에 마감됐다. 종가 기준으로 공모가를 회복한 것은 5월26일 이후 처음이다.

삼성생명 주가 강세는 8월을 앞두고 가시화하고 있다. 지난 23일 이후 닷새 연속 올랐다. 내달 11일이면 상장 3개월이 지나 삼성생명 주식을 펀드에 편입할 수 없었던 8개 운용사가 적극 매수에 나설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상장 당시 삼성생명을 살 수 없었던 삼성자산운용 한국투신운용 신한BNP파리바 등 대형 운용사들은 펀드에 편입할 삼성생명 주식 수요가 적지 않다.

9월 코스피200지수 특례 편입이 예정돼 있다는 점도 수급에 호재 요인이다. 한주성 신영증권 연구원은 "코스피200선물 9월물 결제일 다음 날인 9월10일 삼성생명의 코스피200 신규 편입이 예상된다"며 "코스피200을 추종하는 인덱스펀드의 주식 매수 수요가 최소 447억원이며 상황에 따라서는 1000억원을 웃돌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SK에너지와 NHN도 코스피200 특례 편입 한 달 전부터 편입일까지 주가 상승률이 코스피200을 웃돌았다"며 "현재 공모형 인덱스펀드 규모가 9조4000억원으로 확대돼 편입효과는 더 클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금리 인상 수혜도 가시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달 금융통화위원회가 16개월째 동결했던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하면서 이 같은 기대는 더 높아졌다. 박석현 한화증권 연구원은 "삼성생명은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 민감도로 시장금리가 상승할 경우 보유 계약 가치의 증대가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삼성생명의 내재가치(EV)도 상승세다. 이 회사 EV는 3월 말 기준 17조5989억원(주당 8만7995원)으로 6개월 전보다 6.2% 올라 양호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조진형 기자 u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