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가스·고속버스 요금 인상…물가 초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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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탕값 8.3%…공산품 값 덩달아 올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동결됐던 전기 · 가스 · 버스 등 각종 공공요금이 줄줄이 오른다. 설탕값 등 공산품 값도 오른다.
기획재정부는 전기와 도시가스(도매) 요금을 각각 평균 3.5%와 4.9% 인상하는 내용을 담은 '2010년도 공공요금 조정 방향'을 30일 발표했다.
전기요금은 다음 달 초부터 주택용이 2% 오르는 것을 비롯해 산업(5.8%) · 교육(5.9%) · 심야(8.0%) · 가로등용(5.9%)이 다 오른다. 다만 농민 지원을 위한 농사용과 사무실 건물 등에서 쓰는 일반용 전기요금은 종전 그대로다.
도시가스 요금은 오는 9월부터 원료비를 요금에 자동 반영하는 연동제를 다시 도입하는 방식으로 가격을 올린다. 주택용이 5.9%로 가장 많이 오르고 산업용과 업무난방용도 각각 3.9%,5.1% 비싸진다. 또 내달 중 시외버스 요금은 평균 4.3%,고속버스는 5.3% 각각 인상된다.
정부는 그러나 서민층에 대해서는 인상분만큼 할인율을 높여 실질적인 부담이 늘어나지 않도록 할 계획이다. 기초생활보장 대상자와 사회복지시설이 쓰는 전기요금에 대해서는 주택용 전기 할인율을 현행 20%에서 21.6%로 상향 조정한다. 가스요금 할인율도 11%에서 16%로 올린다.
반면 도로통행료 열차요금 국제항공요금(인가제 노선) 광역상수도(도매) 우편요금 등은 동결한다. 통신요금은 결합상품 활성화와 초당 요금제 도입 확대 등으로 요금 인하를 계속 유도할 방침이다.
정부 관계자는 "공공요금을 인상하기로 한 것은 장기간 동결로 경영수지가 악화된 공기업들의 상황을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고 판단한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국전력공사는 전기요금이 원가에 못 미쳐 올해 상반기에만 900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고 가스나 버스도 원가 상승분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다는 것.
정부는 이번 조치가 지방 공공요금 인상으로 이어질 경우 물가불안 심리가 증폭될 수 있다고 판단,행정안전부를 중심으로 지자체로 하여금 공공요금을 동결하거나 또는 인상을 최소화하도록 유도하기로 했다. 지방 공공요금 안정을 위해 노력한 지자체에 대해서는 예산과 평가에서 인센티브를 줄 계획이다.
윤종원 재정부 경제정책국장은 "이번 공공요금 인상이 하반기 물가 상승률에 미치는 영향은 0.2~0.3%포인트로 그리 크지 않다"며 "가격정보 공개 확대 등 구조적 물가안정 대책을 마련해 9월 중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CJ제일제당은 내달 1일부터 설탕 출고가격을 평균 8.3% 인상한다. 공장도 가격(부가세 포함)으로 백설탕 1㎏은 1109원에서 1196원으로 7.8%,15㎏은 1만4197원에서 1만5404원으로 8.5% 오른다. CJ 관계자는 "경영 손실을 더 이상 감내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가정용 1~3㎏ 소포장 제품은 서민물가 안정을 위해 인상률을 최소화했다"고 말했다.
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