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선행지수 6개월째 하락…회복세 꺾이나
지난달 산업(제조업 광업 전기 · 가스업)생산은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16.9% 증가했다. 12개월 연속 상승세를 유지했다.

그러나 향후 경기흐름을 예고하는 경기선행지수는 6개월 연속 하락했다. 하반기 경기 하강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산업생산 증가폭이 작년 11월 이후 가장 작았다는 점도 불안 요인이다. 세계 경제가 다시 요동치면 국내 경제 회복세에도 제동이 걸릴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경기 회복세 정체 조짐

통계청이 30일 발표한 '6월 산업활동 동향'의 지표들은 외견상 견조한 경기 회복세를 보여줬다. 그러나 안을 들여다 보면 둔화 조짐이 감지되고 있다. 지난달 산업생산 증가율(16.9%)은 경기 회복이 본격화된 지난해 11월 이후 가장 낮았다. 직전 3개월간 20%대 증가율을 유지했던 사실을 감안하면 한풀 꺾인 것으로 볼 수 있다. 소매판매는 전달의 3.7%와 비슷한 3.8% 증가에 그쳤다. 지난 3월과 4월에 각각 9.9%와 7.3%의 증가율을 보인 것을 고려하면 회복 탄력이 떨어졌다는 해석을 할 수 있다. 설비투자 증가률은 3월 34.7%에서 4,5,6월에는 20%대 중반에 머물고 있다.

건설 공사실적(기성)은 지난달 6% 감소했다. 건설 수주는 15.8% 급락세를 보였다. 올해는 지난해처럼 경기 부양을 위한 예산이 토목공사에 많이 투입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송태정 우리금융지주 선임연구위원은 "지난달 제조업 평균가동률이 83.9%로 1987년 10월 이후 가장 높다는 점도 경기 회복세가 고점에 다다른 것 아니냐는 분석을 가능하게 한다"고 말했다.

◆경기 하강 가능성 높아져

올해 상반기 7%대 성장을 할 수 있었던 데는 기저효과도 큰 몫을 했다. 작년 상반기에는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기 때문에 올해 상반기 반등폭은 상대적으로 클 수밖에 없었다. 작년 상반기 내내 산업생산이 감소세였던 만큼 올해 상반기에는 조금만 회복돼도 큰 폭의 증가세로 나타났다.

그러나 올해 하반기부터는 이 같은 기저효과를 기대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7월(0.7%)부터 광공업생산은 플러스로 반전됐다. 이후 경기 회복이 가속화하면서 12월 증가율은 34.2%까지 치솟았다.

문홍성 두산그룹 전략지원팀 전무는 "지표상으로 한국 경제는 작년 하반기에 들어설 무렵 '바닥'을 쳤다고 볼 수 있다"며 "올 하반기에는 회복 탄력이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향후 경기 국면을 예고하는 선행지수 전년 동월비가 지난달 7.0%로 6개월 연속 하락한 것도 이런 상황을 반영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한국은행이 최근 발표한 제조업의 7월 업황 기업경기실사지수(BSI)가 7개월 만에 하락세로 반전하고,제조업의 8월 업황 전망이 3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