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 베테랑'이란 대사 한마디를 하는데 30번 넘게 반복했어요. "

'맨발의 디바'로 불리는 이은미씨(44)가 가수생활 21년 만에 처음으로 방송 광고모델로 나섰다. 1989년 '신촌블루스'의 객원싱어로 데뷔해 뛰어난 가창력으로 인기를 모으면서도 한사코 광고 출연을 고사해온 그가 한국투신운용의 기업이미지 광고를 찍은 것.이씨는 "무대에서 노래하는 장면을 촬영할 때는 자연스럽다가도 카메라를 보며 대사를 외치는 부분에선 손발이 오그라드는 듯 어색해져 힘들었다"며 계면쩍어했다.

'애인 있어요''어떤 그리움''기억 속으로'등 히트곡을 발표하며 라이브 콘서트를 고집해온 이씨가 광고모델로 '외도'를 하게 된 이유는 뭘까. 이씨는 1974년 설립 이래 37년간 펀드운용 한 우물을 파온 한국운용의 이미지가 '가수'로만 활동해온 자신과 맞아 출연을 결심했다. 그는"한국운용 광고는 제가 자신 있는 공연장면이 주로 들어가고 원칙과 소신을 지킨다는 이미지도 맞아떨어져 출연 제의를 받아들였다"고 설명했다.

한국운용은 이씨와 발레리노 이원국씨가 등장하는 이미지 광고를 오는 9월부터 방송한다. 관계자는 "800회가 넘는 공연에서 단 한번도 립싱크를 하지 않은 가수 이씨를 통해 원칙을 지키는 회사 이미지를 강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민제 기자 pmj5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