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퇴직연금 고금리 경쟁에 제동을 걸면서 올 상반기 증권사들의 퇴직연금 수익률이 크게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또 주식 · 채권 등 운용 수익이 저조해 금융권역 구분 없이 퇴직연금 운용 수익률이 지난해보다 떨어졌다.

1일 금감원의 퇴직연금 비교공시를 토대로 상반기 중 확정기여형(DC형) 퇴직연금 운용 수익률 상위 10개사를 분석한 결과,흥국생명(6개월 3.77%)이 1위를 차지했다. 이어 한국투자증권(3.48%) 그린손해보험(3.47%) 동부생명(3.42%) 등이 뒤를 이었다.

지난해에는 DC형 운용 수익률 상위 10개사에 그린손보를 제외한 나머지 9곳이 모두 증권사였으나 올 상반기엔 6곳만 10위 안에 들었다. 지난해 10위 안에 포진했던 하나대투증권 대우증권 삼성증권은 10위권 밖으로 밀렸고 지난해 수익률 1위였던 미래에셋증권은 9위로 추락했다. 반면 보험사는 10위 안에 든 업체가 지난해 그린손보 1곳뿐이었으나 올 상반기엔 흥국생명 동부생명 그린손보 등 3곳으로 늘었고 광주은행이 처음 10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퇴직연금 운용수익률은 운용사업자인 금융회사들이 퇴직연금 가입 기업들에 제시하는 원리금 보장 상품의 확정금리와 퇴직연금펀드 등 실적배당형 상품의 수익률에 따라 결정된다. A증권 관계자는 "증권사들은 후발주자여서 지난해만 해도 고금리를 제시하며 공격적으로 유치에 나섰지만 올 들어 금감원이 금리경쟁에 제동을 거는 바람에 증권사의 운용수익률이 상대적으로 부진했다"고 설명했다. B증권 관계자는 "증권사는 은행 보험에 비해 실적배당형 상품 운용비중이 높은데 상반기 중 국내외 증시가 작년보다 저조해 수익률이 떨어졌다"고 말했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