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相生' 놓고 할 말 한 정부ㆍ재계ㆍ갈등도 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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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련 제주포럼…기업 이익·관행 '설전' 매듭
재계 "진의 잘못 전달"…尹재정 "오해" 화답
재계 "진의 잘못 전달"…尹재정 "오해" 화답
"진의가 잘못 전달됐다. "(정병철 전국경제인연합회 부회장)
"우리도 오해를 받고 있는 것 같다.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
'대기업 책임론'을 놓고 설전을 벌였던 정부와 재계가 지난달 31일 얼굴을 마주했다. 제주도 해비치호텔에서 전경련 주최로 열린 제주포럼에서다. 이명박 대통령과 경제 장관들이 잇따라 대기업의 불공정 하도급 관행과 투자부진을 지적하면서 정부와 재계의 갈등이 표면화한 뒤 양측 대표격 인사들이 처음 만난 자리다.
윤 장관과 최경환 지식경제부 장관은 이날 각각 한 시간 남짓한 시간을 들여 정부가 대기업을 인위적으로 옥죌 의도가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고, 전경련 측도 정부에 대립각을 세울 의사가 없음을 강조했다. 하지만 이날 양측의 발언 내용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갈등이 완전히 봉합됐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갈등 일단 봉합
정 부회장은 이날 두 장관을 만나 "정부가 국가의 위기 상황에서 중심을 잡아야 한다"는 취지의 지난달 28일 개회사에 대해 "진의가 잘못 전달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기업이 잘 할 수 있도록 기를 살려달라"는 부탁도 함께 했다. 그러자 윤 장관은 "정보가 굴절돼 오해가 생겼다"며 "정부가 대기업을 때릴 이유가 없다"고 화답했다.
윤 장관은 그후 기자들과 만나서도 "하도급 문제점은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며 "대기업과 1차업체 사이는 옛날보다 많이 좋아졌다"고 말했다. 정부가 생각하는 '하도급 문제'는 '2차와 3차업체'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설명이었다. 그는 이어 "만나서 소통해야 오해가 안 생긴다. 이번 행사가 그 기회가 되길 바란다"며 "(정부와 대기업의 관계를) 균형 있게 접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대기업이 은행보다 돈이 많다"고 비판했던 최 장관도 강연을 통해 "기업이 돈을 많이 벌었다는 건 최고의 자랑거리"라며 "그게 어디 쉬쉬해야 할 일인가"라고 말했다. "대기업이 위기 극복의 일등공신"이란 평도 내놓았다.
◆정부 "제도 개선" vs 재계 "상황 파악"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정부-재계 간 갈등의 불씨는 완전히 꺼지지 않았다는 관측이다. 최 장관은 강연 도중 "경제 위기 때 대기업과 협력사들이 허리띠를 같이 졸라맸다"면서 "지금 대기업의 경영성과가 상당히 좋은데 아직도 납품단가는 전혀 변화가 없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윤 장관도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불공정한 거래 관행을 고치기 위해 제도를 변경할 것"이라며 "늦어도 다음 달 초까지 종합적인 대책을 내놓을 것"이라고 말해 어떤 형태로든 규제의 틀을 만들겠다는 뜻을 시사했다.
반면 이날 행사에 앞선 티타임에서 윤 장관을 만난 손병두 한국방송 이사장(전 전경련 부회장)은 "기업이 이익을 많이 올렸다고 가슴 아프다고 말하면 그게 어느 나라 장관이냐"고 쓴소리를 했다.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이 지난달 28일 고려대 강연에서 "올 2분기 삼성전자가 5조원이라는 사상 최고 이익을 냈다는 언론 보도를 보고 (상대적 박탈감을 느낄 사람들 생각에) 가슴이 아팠다"고 했던 발언을 겨냥한 것이다.
전경련이 또 향후 30대그룹의 투자와 일자리 창출 등과 관련된 정확한 현황 조사에 나서기로 한 것도 정부의 대기업 책임론을 100% 납득하기 어렵다는 뜻으로 해석된다는 시각도 있다. 이와 관련, 정 부회장은 "대통령이 정확한 팩트를 근거로 (대기업의 투자부진 등)그런 말씀을 하시는지 우선 배경을 파악해 보겠다"고 말했다.
제주=김현예 기자 yeah@hankyung.com
"우리도 오해를 받고 있는 것 같다.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
'대기업 책임론'을 놓고 설전을 벌였던 정부와 재계가 지난달 31일 얼굴을 마주했다. 제주도 해비치호텔에서 전경련 주최로 열린 제주포럼에서다. 이명박 대통령과 경제 장관들이 잇따라 대기업의 불공정 하도급 관행과 투자부진을 지적하면서 정부와 재계의 갈등이 표면화한 뒤 양측 대표격 인사들이 처음 만난 자리다.
윤 장관과 최경환 지식경제부 장관은 이날 각각 한 시간 남짓한 시간을 들여 정부가 대기업을 인위적으로 옥죌 의도가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고, 전경련 측도 정부에 대립각을 세울 의사가 없음을 강조했다. 하지만 이날 양측의 발언 내용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갈등이 완전히 봉합됐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갈등 일단 봉합
정 부회장은 이날 두 장관을 만나 "정부가 국가의 위기 상황에서 중심을 잡아야 한다"는 취지의 지난달 28일 개회사에 대해 "진의가 잘못 전달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기업이 잘 할 수 있도록 기를 살려달라"는 부탁도 함께 했다. 그러자 윤 장관은 "정보가 굴절돼 오해가 생겼다"며 "정부가 대기업을 때릴 이유가 없다"고 화답했다.
윤 장관은 그후 기자들과 만나서도 "하도급 문제점은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며 "대기업과 1차업체 사이는 옛날보다 많이 좋아졌다"고 말했다. 정부가 생각하는 '하도급 문제'는 '2차와 3차업체'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설명이었다. 그는 이어 "만나서 소통해야 오해가 안 생긴다. 이번 행사가 그 기회가 되길 바란다"며 "(정부와 대기업의 관계를) 균형 있게 접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대기업이 은행보다 돈이 많다"고 비판했던 최 장관도 강연을 통해 "기업이 돈을 많이 벌었다는 건 최고의 자랑거리"라며 "그게 어디 쉬쉬해야 할 일인가"라고 말했다. "대기업이 위기 극복의 일등공신"이란 평도 내놓았다.
◆정부 "제도 개선" vs 재계 "상황 파악"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정부-재계 간 갈등의 불씨는 완전히 꺼지지 않았다는 관측이다. 최 장관은 강연 도중 "경제 위기 때 대기업과 협력사들이 허리띠를 같이 졸라맸다"면서 "지금 대기업의 경영성과가 상당히 좋은데 아직도 납품단가는 전혀 변화가 없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윤 장관도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불공정한 거래 관행을 고치기 위해 제도를 변경할 것"이라며 "늦어도 다음 달 초까지 종합적인 대책을 내놓을 것"이라고 말해 어떤 형태로든 규제의 틀을 만들겠다는 뜻을 시사했다.
반면 이날 행사에 앞선 티타임에서 윤 장관을 만난 손병두 한국방송 이사장(전 전경련 부회장)은 "기업이 이익을 많이 올렸다고 가슴 아프다고 말하면 그게 어느 나라 장관이냐"고 쓴소리를 했다.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이 지난달 28일 고려대 강연에서 "올 2분기 삼성전자가 5조원이라는 사상 최고 이익을 냈다는 언론 보도를 보고 (상대적 박탈감을 느낄 사람들 생각에) 가슴이 아팠다"고 했던 발언을 겨냥한 것이다.
전경련이 또 향후 30대그룹의 투자와 일자리 창출 등과 관련된 정확한 현황 조사에 나서기로 한 것도 정부의 대기업 책임론을 100% 납득하기 어렵다는 뜻으로 해석된다는 시각도 있다. 이와 관련, 정 부회장은 "대통령이 정확한 팩트를 근거로 (대기업의 투자부진 등)그런 말씀을 하시는지 우선 배경을 파악해 보겠다"고 말했다.
제주=김현예 기자 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