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와 가스 요금 인상이 발표됐지만 한국전력한국가스공사 주가는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요금 인상률이 시장 예상보다 낮은 수준에 그쳤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이번 요금 인상은 정책 리스크를 줄이면서 중장기적으로 실적을 개선시키는 호재가 분명한 만큼 유틸리티 업종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한전은 지난달 30일 1.19% 하락한 3만3200원에 거래를 마쳤고 가스공사도 1.01% 내린 4만4300원에 마감됐다. 정부가 전기요금을 1일부터 평균 3.5%,도시가스요금은 9월부터 평균 4.9% 인상키로 했지만 주가는 나란히 사흘 만에 약세로 돌아선 것이다. 한전과 가스공사는 최근 나란히 1년 신저가를 찍은 뒤 요금 인상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10% 안팎 반등했다가 다시 약세를 보였다.

당초 전기요금 인상률은 4%대,가스요금은 5%대로 예상됐었다. 강희승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전기요금 3.5% 인상은 예상보다 조금 못한 수준이어서 단기적으로 주가가 상승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평가했다. 시장에선 적어도 7% 이상 요금을 인상해야 영업적자 구조를 탈피할 수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김승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2분기 미수금이 4조4000억원이나 남아있는 상황에서 이번 가스요금 인상폭은 구조적으로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라며 "이번 인상폭 기준으로 미수금은 2016년 4분기에나 완전히 해소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그동안 정부의 공기업 규제 리스크로 주가가 크게 부진했던 만큼 이번 요금 인상을 계기로 실적이 정상화되고 불확실성이 해소될 것이란 전망이 적지 않다.

정민규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전기요금 인상으로 내년 상반기 추가 인상 가능성이 열렸다"며 "내년 연료비 연동제 실시 여부를 두고 그동안 쌓였던 정부에 대한 불신이 해소될 계기로 작용하면서 한전이 다시 주목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김 연구원은 "가스공사의 주가는 역사적 하단 수준이고 요금 인상과 연료비 연동제 복귀로 불확실성이 제거된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이라고 분석했다.

조진형 기자 u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