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증시는 월초 숨고르기 과정을 거친 뒤 코스피지수 1800선 공략에 다시 시동을 걸 것으로 전망된다. 주요 증권사들은 지수가 조정을 받더라도 1700선이 쉽게 무너지진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수급면에선 외국인 순매수와 펀드 환매가 맞서고,해외 변수에선 미국 경기 둔화 우려와 중국의 경기 반전에 대한 기대가 엇갈린다. 어닝시즌의 중반을 넘긴 상황에서 추가 상승을 이끌 만한 뚜렷한 재료가 부족하다는 게 부담 요인이다.


◆"코스피 1700선 쉽게 안 깨진다"

이달 코스피지수는 전 고점 돌파에 따른 부담으로 월 초반 주춤하다 후반으로 갈수록 상승 탄력을 회복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오현석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작년 4분기 이후 박스권 상단이던 1720선이 이제는 유력한 지지선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지수는 횡보 후 상승하는 가운데 1720~1850선 사이에서 움직일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사들의 이달 지수 예상 저점은 1700~1720선,고점은 1850~1870선에 모아져 있다.

증권사들이 조정보다는 추가 상승 쪽에 무게중심을 둔 것은 경기 회복 속도가 둔화될 수 있어도 그 추세는 이어질 것이란 전망에서다. 윤지호 한화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점차 민간 주도의 경기 정상화 과정이 진행될 것"이라며 "경기 관련 지표들이 엇갈리고 회복세도 강하지 않지만 경기가 여전히 회복 국면에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고 말했다.

이재만 동양종금증권 연구위원은 "중국 경기 재상승 기대감과 글로벌 금융시장 위험지표 하락 등이 추가 상승을 이끌 것"으로 전망했다. 3분기에는 중국 경기선행지수가 저점을 찍으면서 한국 수출에 긍정적 여건을 조성해 줄 것이란 설명이다. 반면 글로벌 경제의 중심인 미국 경기는 재차 둔화될 수 있을 것이라는 우려로 국내 증시 상승에 도움을 주긴 어려울 전망이다.

◆외국인 매수세 유지될 듯

수급 면에선 큰 변화가 없을 것이란 진단이다. 외국인은 순매수를 이어가겠지만 국내 주식형펀드에서는 환매가 꾸준할 것이란 얘기다. 이진우 미래에셋증권 연구위원은 "지난달 글로벌 주식형펀드 자금흐름을 보면 이머징마켓으로 자금 쏠림이 심화된 모습"이라며 "유럽발 재정위기가 진정 국면에 접어들어 선진국 자금의 신흥시장 유입이 연장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김경덕 메릴린치 전무도 "유럽 재정위기로 기관들이 그동안 현금 비중을 높여 유동성은 풍부한 상황"이라며 "경기 둔화폭이 그렇게 심하지 않을 것이란 인식이 퍼지면서 이제 다시 사도 되겠다는 생각"이라고 외국인 분위기를 전했다.

시장 주도 업종은 지난달 정보기술(IT) 자동차에서 철강 화학 건설 등으로 옮겨갈 것으로 전망됐다. 삼성전자는 실적 대비 낮은 주가 수준으로 여전히 투자가 유망하다는 분석이다.

LG화학 현대제철 SK에너지 등에 대한 추천도 많았다. 이진우 연구위원은 "최근 증시 흐름은 2004년 당시 박스권 흐름과 유사하다"며 "철강 화학 건설 등이 2004년 후반기 박스권 돌파를 이끈 주도주였다"고 말했다. 이들 업종은 하반기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개선될 전망이란 게 공통점이다.

김학균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선진국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있어 수출주보다는 내주수 중심의 대응이 나을 것"이라며 우리투자증권 네오위즈게임즈 대한항공 등을 추천했다.

서정환/강지연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