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광진의 World Biz] 세계 병원업계 'M&A 모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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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에 16개 병원을 운영하는 싱가포르 파크웨이홀딩스,호주에서 두 번째로 큰 민영병원 체인 헬스스코프,미국의 디트로이트병원과 보스턴에 있는 병원 체인 캐리타스크리스티.
올 들어 주인이 바뀌었거나 지분 경쟁이 벌어진 병원들이다. 세계 병원 업계가 인수 · 합병(M&A) 모드에 들어갔다. "선진국의 고령화와 신흥국의 소득 증가 속도가 빨라지면서 질 높은 헬스케어를 원하는 수요가 폭발했기 때문"(영국 이코노미스트)이다.
이 같은 흐름에 가장 빨리 올라탄 주인공은 세계 사모펀드들이다. 미국의 TPG와 칼라일그룹은 지난달 헬스스코프를 인수했다. 두 사모펀드는 17억달러를 베팅했다. 인수 경쟁을 벌였던 또 다른 사모펀드 KKR은 손을 들고 빠졌다. 지난 6월엔 블랙스톤이 소유한 대형 병원그룹 뱅가드헬스시스템이 4억1700만달러에 디트로이트병원을 사들였다. 3월엔 세베루스캐피털매니지먼트가 8억3000만달러에 캐리타스크리스티를 매입했다.
국부펀드도 이 같은 흐름에 가세했다. 말레이시아 국부펀드인 카자나홀딩스는 지난주 동남아 최대 민영병원인 파크웨이홀딩스를 25억달러에 인수하기로 했다. 인도 병원업체 포르티스헬스케어로부터 파크웨이홀딩스 지분 24.9%를 넘겨받기로 함에 따라 카자나홀딩스는 기존 보유지분 23.9%와 합쳐 50% 가까운 지분을 갖게 됐다.
세계 병원 시장에 불고 있는 M&A는 헬스케어 시장의 부상을 보여준다. 헬스케어 업체들의 행보가 빨라지는 이유다. 제너럴일렉트릭(GE)은 선진국에 주로 공급해온 의료 진단장치를 저가 보급형으로 개발해 신흥국 의료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GE가 내년부터 인도네시아에서 추진할 원격진단 인프라 구축이 대표적이다. 1만8000개 섬으로 이뤄진 인도네시아에는 의사가 없는 섬이 많다. GE는 소형 초음파 진단장치를 환자의 몸에 갖다 대면 인터넷을 통해 도시의 전문의가 진단할 수 있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IT업체와 전자업체들도 헬스케어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미 컴퓨터업체인 델은 지난해 39억달러에 인수한 IT서비스업체 페로시스템즈를 통해 6월부터 의료정보 서비스에 들어갔다. 오라클도 제약회사를 위한 소프트웨어업체를 인수했다. 삼성전자도 지난 6월 혈액 진단기로 헬스케어 시장에 본격 뛰어들었다. 세계 펀드와 대기업들이 헬스케어 호황에 대비하기 시작했다.
국제부 차장 kjoh@hankyung.com
올 들어 주인이 바뀌었거나 지분 경쟁이 벌어진 병원들이다. 세계 병원 업계가 인수 · 합병(M&A) 모드에 들어갔다. "선진국의 고령화와 신흥국의 소득 증가 속도가 빨라지면서 질 높은 헬스케어를 원하는 수요가 폭발했기 때문"(영국 이코노미스트)이다.
이 같은 흐름에 가장 빨리 올라탄 주인공은 세계 사모펀드들이다. 미국의 TPG와 칼라일그룹은 지난달 헬스스코프를 인수했다. 두 사모펀드는 17억달러를 베팅했다. 인수 경쟁을 벌였던 또 다른 사모펀드 KKR은 손을 들고 빠졌다. 지난 6월엔 블랙스톤이 소유한 대형 병원그룹 뱅가드헬스시스템이 4억1700만달러에 디트로이트병원을 사들였다. 3월엔 세베루스캐피털매니지먼트가 8억3000만달러에 캐리타스크리스티를 매입했다.
국부펀드도 이 같은 흐름에 가세했다. 말레이시아 국부펀드인 카자나홀딩스는 지난주 동남아 최대 민영병원인 파크웨이홀딩스를 25억달러에 인수하기로 했다. 인도 병원업체 포르티스헬스케어로부터 파크웨이홀딩스 지분 24.9%를 넘겨받기로 함에 따라 카자나홀딩스는 기존 보유지분 23.9%와 합쳐 50% 가까운 지분을 갖게 됐다.
세계 병원 시장에 불고 있는 M&A는 헬스케어 시장의 부상을 보여준다. 헬스케어 업체들의 행보가 빨라지는 이유다. 제너럴일렉트릭(GE)은 선진국에 주로 공급해온 의료 진단장치를 저가 보급형으로 개발해 신흥국 의료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GE가 내년부터 인도네시아에서 추진할 원격진단 인프라 구축이 대표적이다. 1만8000개 섬으로 이뤄진 인도네시아에는 의사가 없는 섬이 많다. GE는 소형 초음파 진단장치를 환자의 몸에 갖다 대면 인터넷을 통해 도시의 전문의가 진단할 수 있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IT업체와 전자업체들도 헬스케어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미 컴퓨터업체인 델은 지난해 39억달러에 인수한 IT서비스업체 페로시스템즈를 통해 6월부터 의료정보 서비스에 들어갔다. 오라클도 제약회사를 위한 소프트웨어업체를 인수했다. 삼성전자도 지난 6월 혈액 진단기로 헬스케어 시장에 본격 뛰어들었다. 세계 펀드와 대기업들이 헬스케어 호황에 대비하기 시작했다.
국제부 차장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