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 "카드사업, KT와 제휴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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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윤대 회장 기자간담회
우리금융 인수전 참가안해
임원인사 이번주 마무리
우리금융 인수전 참가안해
임원인사 이번주 마무리
어윤대 KB금융지주 회장은 "신용카드사를 국민은행에서 분사할 때 KT와 제휴할 수 있다"고 2일 말했다. 하나금융지주와 SK텔레콤이 합작해 설립한 하나SK카드 모델을 참고하겠다는 의미다. 어 회장은 이어 "우리금융지주 인수전에 참가할 가능성은 없다"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 아울러 "KB금융 계열사 사장 인사는 1주일 안에,국민은행 부행장 인사는 3~4일 후에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KB카드,KT와 합작사 되나
어 회장은 이날 서울 소공동 조선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카드사를 설립할 때 하나금융과 SK텔레콤이 했던 방식의 제휴를 맺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국민은행 대기업 고객 중 하나인 KT와 전략적 협력관계를 맺을 수 있다면 좋을 것"이라고 밝혔다.
KB금융 이사회는 지난달 30일 국민은행에서 카드사를 분리하는 안을 의결했다. KB카드는 내년 3~4월께 정식 출범할 예정이다. 어 회장은 "이석채 KT 회장과의 면담을 요청해 놨다"며 "아마 KT 쪽에서 원하는 게 더 많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어 회장은 "지분 매각 방식을 택할지 등의 협력 방식에 대해서는 정해진 게 없다"며 "KT의 의견을 듣고 나서 결정하겠다"고 덧붙였다.
KT와 통신사 라이벌 관계인 SK텔레콤은 지난해 말 하나카드 지분 49%를 인수해 하나SK카드의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KT 역시 올해 초부터 신한금융과 우리금융이 보유한 비씨카드 지분 매입을 추진하고 있으나 협상에 진전이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KT 고위 관계자는 "아직까지 KB금융과 구체적 협의는 하지 않고 있으며 현재는 비씨카드 지분 인수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계에서는 KT가 지분 매입이 여의치 않은 비씨카드보다 협력에 호의적인 KB카드에 더 큰 매력을 느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우리금융 인수 여력 없어
어 회장은 우리금융의 매각공고가 나더라도 현재로서는 인수전에 참여할 가능성이 없다는 뜻을 내비쳤다. 그는 "2분기 적자를 기록한 KB금융이 다른 회사를 흡수 합병하겠다고 나설 수 없다"며 "아직 힘이 없고 준비되지 않은 상태여서 건강해진 이후에 고려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증권,보험 등 비은행 계열사도 자생적 성장에 중점을 두겠지만 그룹의 사업 다각화를 위한 인수 · 합병(M&A)에는 참여할 가능성이 있다"며 여지를 남겼다.
어 회장은 6개월 내에 KB금융 실적이 개선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2분기에 1조4800억원의 대손충당금을 쌓았기 때문에 3분기와 4분기에는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고 보는 시각이 있는데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며 "세계 경제 상황에 따라 충당금이 더 늘어날 가능성을 안고 있기 때문에 구조조정이나 경영 합리화 노력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주에 임원인사 마무리
KB금융은 이날 임영록 전 재정경제부(현 기획재정부) 차관을 지주사 사장에 정식 임명했다. 임 사장은 "KB금융이 리딩 금융그룹으로서 위치를 확고히 하고 글로벌 금융그룹으로 도약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어 회장은 국민은행 임원을 내부에서 발탁하는 대신 지주사 임원은 외부에서 영입하는 것으로 인사 방향을 잡고 막바지 인사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지주사 변화혁신 태스크포스팀장(부사장)에 박동창 전 LG투자증권 부사장을 영입했다. 김왕기 전 국무총리실 공보실장을 홍보 · IR 통합 부사장에,윤종규 전 국민은행 부행장을 지주사 최고재무책임자(CFO · 부사장)에 각각 선임할 예정이다.
어 회장은 "국민은행 부행장 인사를 3~4일 후에 단행할 예정이며 계열사 사장 인사도 1주일 이내에 실시하겠다"고 설명했다. 이미 사표를 제출한 국민은행 부행장 13명 중 5명 안팎이,계열사 사장 8명 중 2~3명이 교체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태훈/박영태 기자 bej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