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전고점 돌파에 이어 1800선 고지까지 넘본 3일 증시 전문가들은 대부분 상승 흐름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수급의 키를 쥐고 있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계속되고 있어서다. 외국인은 최근 10거래일 연속 순매수를 기록했다.

다만 업종 내 순환매가 계속되고 있어 기존 주도주인 IT(정보기술) 자동차 화학 등의 상승 탄력은 둔화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한국 증시가 2차 상승의 초입국면에 들어섰다"면서 "상승에 따른 부담감과 펀드 환매 등으로 인해 짧은 조정이 몇 차례 있을지도 모르나, 전반적인 상승 흐름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주가수익비율(PER) 9배 미만의 매력적인 밸류에이션(실적대비 주가수준)과 외국인의 '사자' 지속 등 증시 환경이 나쁘지 않다는 얘기다.

주상철 교보증권 투자전략팀장도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약화되면서 위험자산으로 분류되는 신흥시장에 돈이 몰리고 있다"며 "경기둔화 우려 탓에 세계 각국 정부가 저금리 기조를 쉽게 바꾸지 못하고 있어 풍부한 유동성이 지수 상승을 뒷받침 할 것"이라고 했다.

다만 종목과 업종 대응 전략에는 이견이 다소 있었다. 조병현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지수는 오르는데 주도주 간 순환매가 계속 나타나고 있어 실제로는 먹을게 없는 장이라는 푸념이 나오고 있다"며 "이럴때는 상장지수펀드(ETF)를 사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ETF는 특정 지수를 추종하는 인덱스펀드로, 거래소에 상장되어 있어 종목처럼 쉽게 사고 팔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코스피200 등 시장 전반을 추종하거나, IT 조선 자동차 등 특정 업종을 추종하는 게 대부분이다.

조 연구원은 "기술적 부담을 제외하면 하반기 지수가 하락한다는 근거를 대기도 어려운 상황"이라며 "지수 전반의 상승에 베팅하는 게 나쁜 선택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김세중 연구원은 "길게 보면 IT, 그린에너지 및 중국 관련주 등이 유망하지만 중단기 투자자라면 금리인상 시기에 부각되는 은행 증권 건설 등의 업종을 눈여겨봐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주상철 연구원은 "여전히 IT 자동차 등 수출주가 시장을 이끌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럽 등 선진 시장의 경기 둔화가 예상되긴 하지만, 한국 기업들은 신흥시장에 수출을 많이 하고 있어 큰 타격을 받지 않을 것이란 이유에서다.

그는 "향후 IT 자동차 관련주의 재평가가 기대된다"며 "금융 증권 기계 화학 등의 업종은 순환매 차원에서 오를수는 있어도 시장을 주도하긴 힘들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