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기금을 비롯한 6개 사회보험성 기금 가운데 노동부가 관할하는 고용보험기금이 지난해 가장 높은 운용수익률을 달성했다. 국민연금은 작년 증시 상승 초기 주식 비중을 성급하게 줄인 탓에 수익률 순위에서 중위권에 머물렀다.

3일 국회예산정책처가 발표한 '기금 여유자금 운용실태 분석'에 따르면 고용보험기금은 지난 한 해 동안 가장 높은 14.80% 수익률을 올렸다. 이는 작년 하루 평균 운용잔액을 기준으로 수익률을 산정한 결과다.

사립학교교직원연금기금(이하 사학연금)이 12.42%로 2위를 차지했고,산업재해보상보험 및 예방기금(11.0%),국민연금(10.84%),공무원연금(10.34%) 등이 뒤를 이었다. 군인연금기금 운용수익률은 작년 8.67%에 머물면서 6개 기금 중 가장 저조한 운용 실적을 보였다.

2008년과 비교할 때 운용수익률이 가장 크게 개선된 기금은 사학연금으로 전년 대비 16.49%포인트나 상승했으며 공무원연금,고용보험기금 등도 전년 대비 운용 성과가 크게 좋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보험기금은 3년 운용수익률에서도 1위를 차지했다. 중장기 자산의 3년간 운용수익률에서 고용보험기금은 연 평균 7.14%의 수익률을 올렸다. 산재보험 및 예방기금(6.85%) 국민연금(6.55%) 등이 뒤를 이었으며,군인연금(5.14%)은 3년 운용수익률에서도 꼴찌로 밀렸다. 정금희 국회예산정책처 예산분석관은 "자금 운용 규모가 많을수록 효율적인 자산 배분이 가능한데 군인연금은 운용 규모가 다른 기금에 비해 크게 적다"며 "자산 운용과 관련한 전문성이 떨어지는 것도 수익률 저하의 원인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국민연금을 비롯한 일부 기금은 지난해 운용상 일부 문제점이 드러난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연금은 국내증시가 상승 추세에 있던 작년 3월과 6월 국내주식 목표 비중을 15.2%까지 낮추면서 추가 수익의 기회를 날려버린 결과를 초래한 것으로 지적됐다.

공무원연금도 대체투자 사업의 타당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지 못해 일부 대체투자 펀드에서 투자금액을 회수하지 못하면서 2.0%의 손실을 입은 것으로 드러났다. 군인연금은 투자 검토 소홀로 인해 태국 항공기 구입 후 리스 수입으로 운용하는 '항공기특별자산사모펀드'에서 90억원을 상각 처리했다.

정 분석관은 "기금의 자금 운용은 향후 연금 재정의 주요 부분이라는 측면에서 운용수익률을 높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