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물경기 불확실속 주가 '우상향'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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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둔화 우려 선반영
주요 경기지표도 기대 이상…'유동성 랠리' 기대감 커져
지수 올라도 상승종목은 줄어
주요 경기지표도 기대 이상…'유동성 랠리' 기대감 커져
지수 올라도 상승종목은 줄어
선진국의 경기 둔화가 예상되고 국내에선 물가 불안과 실물경기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코스피지수는 오히려 연중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다. 경기와 물가는 불안한데 주가는 왜 계속 오를까.
가장 큰 이유는 시장의 관심이 2분기 기업 실적에서 경기로 옮겨가는 과정에서 주요 경제지표가 우려했던 것보다 나쁘지 않다는 점이다. 여기에 '유동성 랠리'에 대한 기대가 살아나 당초 단기 조정 예상과 달리 지수 상승이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경기 둔화 우려는 선반영
전날 1780선을 돌파한 코스피지수는 3일 8.33포인트(0.47%) 오른 1790.60으로 마감돼 1800선에 한걸음 더 다가섰다. 전날 뉴욕증시가 경기지표 호조를 배경으로 2% 급등한 것이 호재로 작용했다. 투자심리가 개선되면서 외국인이 순매수 규모를 3049억원으로 늘렸고 기관도 이틀 연속 장중 '사자' 우위를 보였다.
밤 사이 미국 공급관리자협회(ISM)가 발표한 7월 제조업지수는 55.5로 월가 예상치(54.5)를 웃돌았다. 이승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경기가 안 좋을 것이란 우려가 확산되고 있지만 실제 경기지표들은 예상 외로 강한 모습"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글로벌 경기에 대한 시장의 눈높이가 이미 크게 낮아졌다는 점을 최근의 증시 강세 배경으로 꼽고 있다. 이 연구원은 "금융시장은 이미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를 선반영하고 있다"며 "실물경기의 둔화 속도가 예상만큼 빠르지는 않아 증시엔 오히려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도 2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크게 하락하는 등 성장 둔화 우려가 제기되고 있지만 마냥 부정적으로 볼 필요는 없다는 지적이다. 이경수 토러스투자증권 투자분석팀장은 "2분기 경제성장률이 중국 정부 예상보다 낮아 하반기 경기 부양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김학균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유럽의 재정위기는 진정 국면에 접어든 것으로 보인다"며 "새로운 모멘텀이 등장했다기보다는 그간 증시를 짓눌러왔던 부담 요인들이 조금씩 개선되고 있는 점이 가장 큰 호재"라고 지적했다.
◆유동성 랠리도 기대할 만
국내 주식형펀드의 환매가 잦아들면서 수급이 개선되고 있는 점도 긍정적인 요인이다. 글로벌 유동성 유입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어서 매물 부담이 줄면 상대적으로 상승 탄력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주식형펀드 자금 유출 규모는 지난달 30일 677억원,이달 2일 240억원대로 이틀 연속 급감했다.
이재훈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선진국과 이머징 국가 간 금리 차를 감안하면 외국인의 한국 주식 매수는 지속될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선진국이 경기 둔화 우려로 올해 안에 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낮아 아시아로의 자금 유입은 한층 가속화될 것이란 설명이다.
다만 외국인이 업종 대표주 위주로 매수 대상을 압축하면서 상승 종목의 비중은 낮아지고 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주가가 오른 종목은 380개로 전체 거래 종목의 43.2%에 불과했다. 지수가 23포인트 오른 전날에도 상승 종목(432개) 비중은 49.5%에 그쳤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은 "본격적인 유동성 장세가 시작되려면 변동성 감소 등의 조건이 필요하다"며 "외국인 매수세가 증시 전반으로 확산되지 못하고 있는 점은 아쉬운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강지연/김동윤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