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이끼', '죽이고 싶은', '부당거래', 그리고 '적과의 동침'.

배우 유해진의 최근 행보가 남다르다.

최근 영화 '이끼'에 출연하며 관객과 평론가들로부터 뜨거운 호응을 받고 있는 유해진.

2002년 영화 '공공의 적'에서 칼잡이 ‘용만’ 역할로 얼굴을 알린 이래 언제나 스크린에서 묵직한 존재감을 발휘하며 관객들로부터 ‘국민조연’, ‘신 스틸러(scene stealer)’와 같은 애칭을 듣는 연기파 배우 유해진이 올해 들어 전성기를 만난 듯 가장 활발한 활동을 보이고 있다.

지난 달 개봉한 강우석 감독의 화제작 '이끼'의 ‘덕천’ 역으로 관객들과 평론가들은 물론 동료 배우들조차 이른바 ‘미친 연기력’이라 호평 받으며 연일 화제의 중심에 올라선 것.

'이끼'의 여운이 채 가시기도 전에 배우 유해진은 세 편의 영화에 출연하며 전혀 다른 모습을 선보일 예정이다.

오는 26일 개봉 예정인 영화 '죽이고 싶은'을 비롯, 류승완 감독의 액션영화 '부당거래'의 촬영을 지난 달 마무리 짓고 쉴 틈도 없이 6.25배경의 드라마 '적과의 동침' 촬영을 준비하며 그 누구보다 왕성한 작품 활동을 벌이고 있다.

올해 그가 선보이는 영화들 중 유일한 주연작인 '죽이고 싶은'에서 때로는 코믹하게, 때로는 섬뜩한 카리스마를 선보이며 관객을 들었다 놨다 하는 그의 ‘미친 연기력’의 절정을 선보일 예정이다.

중견배우 천호진과 호흡을 맞춘 이번 작품에서 그는 어느 날 갑자기 사고로 인해 기억을 잃어버린 전신마비 환자 ‘상업’ 역을 맡아 기억을 찾는 과정에서 ‘민호’(천호진)와 대결하는 인물로 정점에 이른 연기력을 과시하고 나선 것.

코미디와 스릴러를 오가는 유해진의 농익은 연기력을 볼 수 있는 영화 '죽이고 싶은'은 같은 병실이라는 한정된 공간과 행동이 제한된 조건에서 자신의 기억만을 진실이라 믿은 채 서로를 미치도록 죽이고 싶어하는 두 남자 '민호'(천호진)와 '상업'(유해진)의 기상천외한 사투를 그린 작품이다.

한경닷컴 김명신 기자 s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