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지수가 펀드 환매 부담으로 숨고르기 장세를 나타낸 끝에 약보합권에서 장을 마쳤다. 사흘 만에 하락하며 1790선 아래로 밀려났다.

4일 코스피 지수는 전날보다 1.34포인트(0.07%) 내린 1789.26으로 장을 마감했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최근 급등에 따른 가격 부담과 펀드 환매 등으로 인해 장중 조정을 받는 양상을 보였다.
2일(현지시간) 미국 증시 약세에도 불구하고 상승세로 장을 출발한 지수는 초반 1795.23까지 오른 후 투신권 매물 압박에 하락 반전했다.

이후 다소 등락을 거듭한 지수는 낙폭을 늘려 장중 1780선 아래로 밀려나기도 했다. 일본 닛케이225지수, 중국 상하이종합지수 등 아시아 주요 증시 약세 역시 투자심리 위축 요인으로 작용했다.

오후 들어 프로그램 매수세가 대거 유입됐고, 연기금과 외국인 역시 순매수 규모를 다소 늘리며 지수는 장 후반 다시 상승 반전에 성공하는 듯 했으나 약보합권에서 마감했다.

외국인은 11거래일 연속 매수 우위를 이어가며 1639억원 순매수로 장을 마쳤다. 장중 꾸준한 매수 기조를 나타냈지만 부진한 미국 경제지표 등의 영향으로 매수 규모는 다소 줄어든 모습이었다.

개인은 6거래일 만에 매수 우위로 돌아서 951억원어치 주식을 순매수했다.

펀드 환매와 함께 기관은 2614억원 매도 우위를 기록, 지수 발목을 붙잡았다. 투신권은 2922억원어치 주식을 순매도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일까지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는 18거래일째 자금 유출이 이어졌다.

프로그램 비차익거래를 중심으로 매수세가 유입됐다. 차익거래는 62억원 매도 우위, 비차익거래는 1794억원 순매수를 기록, 전체 프로그램은 1732억원 매수 우위를 나타냈다.

업종별로 기계업종이 2%대 밀렸다. 중동에서 수주한 대규모 프로젝트가 재입찰에 들어간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업종 시총 1위인 두산중공업이 6% 넘게 떨어졌고, 시총 2위인 두산인프라코어 역시 2%대 하락했기 때문이다.

기존 주도업종인 IT(정보기술)과 자동차주들은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전기전자 업종은 외국인과 기관이 동반 '팔자'를 나타내며 1% 넘게 하락했다. 삼성전자, LG디스플레이, 하이닉스, 삼성전기 등이 1∼2% 약세를 나타냈다.

현대차의 경우 미국 시장 7월 판매량 증가율 둔화에 초점이 맞춰지며 1%대 내렸고, 기아차, 현대모비스 등 역시 약세를 보였다.

보험업종은 자동차 보험료 인상폭 축소 소식 영향으로 하락했다. 삼성화재, LIG손해보험, 현대해상 등이 1∼3%대 내림세를 나타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이 대체로 하락한 가운데 현대중공업은 3거래일 연속 상승하며 52주 신고가를 재차 갈아치웠다.

유통업종의 시총 1위 다툼이 치열한 모습이다. 시총 1위에 오른 롯데쇼핑은 장중 52주 신고가를 경신했고, 신세계 역시 연중 최고치를 새로 썼다.

곡물가격 급등 소식에 농업·비료 관련주인 조비가 상한가로 뛰었고, 남해화학, KG케미칼 등도 5∼8% 올랐다.
금호타이어는 차등감자 결정소식에 상한가로 치솟았다. 대우건설은 산업은행의 단독 인수 추진 가능성이 부각되면서 3%대 상승했다.

한화케미칼은 중국 태양광업체 인수 소식에 힘입어 3%대 올랐다. 52주 신고가 역시 갈아치웠다. 메리츠종금증권은 대규모 부실여신 발생 소식에 하락 마감했다.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는 상한가 11개 등 403개 종목이 올랐고, 하한가 2개 등 395개 종목이 내렸다. 81개 종목은 보합을 기록했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