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국내 증시는 반등과 동시에 코스피 지수 1800선 돌파를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코스피 지수 1800선 위에 대기하고 있는 국내 주식형펀드의 환매 압력은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외국인, 연기금, 증권 등의 매수세가 견고한 상태다.

증시 전문가들은 이미 유동성 장세에 들어선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유동성을 막을 매물 압박은 상당부분 해소됐다는 분석이다. 또한 이날은 8월 선물옵션 만기일이지만 압박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앞서 마감된 미국 뉴욕 증시가 민간 고용지표의 개선 소식에 하루만에 상승세로 돌아섰다. 이 또한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민간부문의 고용이 예상보다 빠르게 회복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투자심리가 개선됐다. 미국 고용분석업체인 ADP 고용주 서비스는 지난 7월 미국의 민간 일자리가 4만2000개 늘었다고 발표했다. 전문가들의 예상치는 3만개였다.

미국 다우존스 산업지수는 4일(현지시간) 전날보다 44.05포인트(0.41%) 상승한 10680.43을 기록했다. S&P500지수도 6.78포인트(0.61%) 뛴 1127.24를 나타냈고, 나스닥 지수는 19.72포인트(0.86%) 오른 2303.24로 장을 마쳤다.

◆유동성 장세…외국인 매수세 당분간 계속된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외국인이 주도하는 유동성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더불어 코스피 지수도 상승세를 더한다는 전망이다.

물론 우려의 시각도 있다. 외국인 매수가 국내증시의 펀더멘털(기초체력)이 아닌 캐리트레이드의 성격을 동반하고 있어서다. 외부 요인에 의한 유동성 장세는 변동성을 확대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신한금융투자는 시장이 실적 이후 새로운 모멘텀(상승요인)을 찾기까지 유동성 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이 증권사 박현명 연구원은 "새로운 모멘텀이 없는 상태에서 유동성을 주목하라"며 "외국인은 지난 7월8일 이후 4조7000억원 이상의 순매수를 기록했는데 이 같은 경향은 유지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연방준비은행들이 베이지 북에서 일부지역의 경우 경기회복이 더뎌지고 성장이 멈추었다고 평가하면서 유동성이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을 낳은데 따른 것이다.가이트너 재무장관은 미국 경기의 회복속도가 기대에 못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추가적인 양적완화책을 기대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유럽은행들의 스트레스테스트 결과가 발표된 이후 리스크에 대한 우려가 완화된 점도 유동성을 기대하는 이유다. 유럽국가들의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과 국채금리가 크게 하락했고 EMBI 스프레드, 변동성 지수 등 리스크관련 지표가 개선세를 이어가고 있다.

달러가치 하락과 맞물린 달러 캐리 트레이드의 재개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저금리 기조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여기에 미국경기 회복속도가 기대에 못미친다면 추가적인 달러 약세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현대증권도 유동성 장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 증권사 양창호 연구원은 "시장에서 최근의 외국인 매수세는 달러캐리 자금도 일부 있을 것"이라며 "2차 경기부양책에 대한 기대감이 남아 있다"며 유동성 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대우증권은 "외국인은 유리해진 캐리 트레이드 여건 속에서 매무세를 유지할 것"으로 봤다. 예금에 대한 시중자금의 집중 약화되고 있고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자들의 태도가 변화되고 있어 주식형펀드 환매도 완화될 것으로 기대했다.

◆"유동성 장세지만 실제 유입은 없다"

반면 원종혁 SK증권 연구원은 "국내 유동성 환경은 조성됐지만 실제 유입되는 신호가 아직 없다"고 지적했다.

국내 유동성 움직임은 아직 특별한 신호가 없다는 것. 부동산 경기 우려, 하반기에 추가적인 금리인상 가능성으로 주식시장으로 자금이 들어올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지만, 실제적인 움직임은 없다는 분석이다.

머니마켓펀드(MMF) 자금은 75조원으로 2009년 초 비정상적으로 120조원까지 급증했던 시기를 제외하면 과거 평균을 웃도는 수준이다. 자산관리계좌(CMA) 자금도 43조원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단기자금이 시장에서 이탈하는 신호가 없다는 설명이다.

주식시장의 고객예탁금은 현재 13조4000억원으로 지난 5월 16조원대에서 꾸준히 하락하고 있다. 국내 주식형펀드도 계속 유출세를 보이고 있는 등 증시에서 국내 유동성은 위축되고 있다고 그는 꼬집었다.

삼성증권도 "투신권의 매도 공세가 이어지며 코스피의 상승 탄력이 둔화되고 있다"며 "급격한 상승보다는 단기 조정 후 상승 혹은 계단식 상승을 염두에 두라"고 조언했다.

달러 약세와 상품가격 강세의 수혜를 받을 수 있는 화학∙정유∙철강금속 등의 소재주에 주목하는 편이 낫다는 의견도 덧붙였다.

한경닷컴 김하나·오정민·정인지 기자 ha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