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급변동과 금융시장 불안의 주범인 은행의 단기차입 비율이 높아지고 있다. 단기차입 비율이 높을수록 자금 흐름의 '급반전(sudden reversal)'이 주는 충격도 커진다는 점에서 주의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충고했다.
6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상반기 중 국내 은행이 해외에서 빌려온 단기차입액은 27억6100만달러로 집계됐다. 단기차입 비율은 94.5%를 기록했다. 은행이 나라 밖에서 빌린 돈 29억2200만달러 가운데 약 95%가 만기 1년 미만의 단기차입이라는 뜻이다. 상반기 금융회사 단기차입 비율은 지난해 하반기 74.5%와 비교해 20%포인트 상승했다.

은행 단기차입이 늘어난 것은 외국계은행 국내 지점의 영향이 컸다. 지난 3월 말 기준 과거 1년간 늘어난 금융회사 단기차입금 143억5500만달러 가운데 외국계은행 국내지점의 단기차입 증가액은 90억6800만달러(63.2%)를 차지했다.

은행의 단기차입 비율은 국가의 대외신인도와 직결된다. 정영식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단기외채 비중이 1%포인트 높아지면 국채의 부도 위험을 나타내는 CDS 프리미엄이 약 2.5bp(1bp=0.01%포인트)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한은은 이와 관련,"은행들이 해외에서 직접 빌려온 단기차입은 늘었지만 외화증권 발행 등은 감소하고 있다"며 "단기차입과 단기 외화증권 발행,외화 예수금을 포함한 단기외채는 작년 말에 비해 15억달러 감소했다"고 추정했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