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 41년 만에 경영체제 개편…"새 성장동력 찾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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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밀화학ㆍCNI 합병…지주사로 전환
김준기 회장 장남 김남호씨가 지주사 '동부CNI' 최대 주주
"2세 경영체제 전환은 아니다"
김준기 회장 장남 김남호씨가 지주사 '동부CNI' 최대 주주
"2세 경영체제 전환은 아니다"
동부정밀화학과 동부CNI의 이번 합병은 동부그룹이 지주회사체제로 전환하기 위한 첫 단계로 해석된다.
이로써 1969년 김준기 회장이 24세의 나이에 설립한 미륭건설(현 동부건설)을 기반으로 커왔던 동부는 창업 41년 만에 경영체제를 전면 개편하게 됐다. 그룹 관계자는 "향후 지주회사 설립을 통해 지배구조의 투명성을 높이고 계열사 간 시너지를 높여나가겠다"고 말했다.
◆준비된 지주회사 전환
동부그룹의 지주회사 전환은 오래전부터 예견돼온 사안이다. 금융-제조 겸업에 계열사 간 복잡하게 얽혀있는 출자구조를 간명하게 정리하고 장남 남호씨로의 미래 경영권 승계를 효율적으로 마무리하려면 어떤 형태로든 지배구조 개편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동시에 채권단과의 재무구조개선 약정에 따라 연내 자산매각과 사업구조조정을 완료한 뒤 내년부터 새로운 분위기에서 성장동력을 모색해 나가겠다는 김 회장의 의지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동부는 지주회사 체제로의 전환을 위해 이미 상당한 정도의 정지작업을 진행해왔다. 주요 기업들 사이에서 "최근 몇년간 30대 그룹에서 가장 바쁘게 움직인 사람들은 동부그룹의 재무통"이라는 평이 나올 정도다. 주요 계열사의 구조조정 업무 외에 계열사 간 출자구조를 CNI와 정밀화학 중심으로 바꾸는 작업도 병행해야 했다. 돌이켜 보면 남호씨가 최대주주로 있는 CNI가 2007년 10월 동부하이텍으로부터 정밀화학 지분을 인수해 최대주주로 올라선 것은 이번 합병을 염두에 둔 포석이었다.
계열사들의 사업 개편도 잇따랐다. 지난 3월 하이텍의 농업부문을 분사시켜 동부한농을 새로 출범시킨 데 이어 최근엔 정밀화학의 작물보호 및 바이오사업을 따로 떼어내 동부케미칼을 설립했다. 과거 반도체 부문이 어려울 때 우량사인 동부한농과 합병했다가 반도체 사업이 어느 정도 본궤도에 오르자 다시 업종 전문화의 길을 선택한 것이다. 정밀화학과 케미칼의 분리는 전자재료-화학분야로 담당 사업을 더 잘게 쪼개기 위한 것이었다.
◆동부 "금융사는 별도 지배구조로"
동부는 하지만 이번 경영체제 개편을 2세 경영체제 출범과 연결짓는 것은 성급한 추측이라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그룹 관계자는 "남호씨의 경우 대주주이긴 하지만 아직 일본에서 공부를 하고 있고 귀국시점도 불투명하다"며 "무엇보다도 이번 합병으로 개인 지분에 변동이 없다"고 강조했다. 실제 김 회장이 왕성한 활동력을 보이고 있고, 남호씨의 현업 경험이 전무하다는 점에 비춰볼 때 동부의 지주회사 전환이 당장 후계 구도 가시화로 나타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동부메탈 매각과 동부생명 상장,만성적인 적자에 시달려온 반도체사업의 흑자전환 등과 같은 경영현안들을 수습하고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려면 김 회장의 리더십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게 그룹 임직원들의 판단이다.
또 이번 개편으로 지주회사가 탄생한다 하더라도 화재 생명 증권 등 금융계열사들과의 직접적인 연결고리는 생겨나지 않을 전망이다. 그룹 내부에서 금융지주회사 역할을 하는 동부화재의 최대 주주는 남호씨와 김 회장으로,일찌감치 제조 부문과의 차단막이 내려져 있는 상태다.
조일훈 기자 jih@hankyung.com
이로써 1969년 김준기 회장이 24세의 나이에 설립한 미륭건설(현 동부건설)을 기반으로 커왔던 동부는 창업 41년 만에 경영체제를 전면 개편하게 됐다. 그룹 관계자는 "향후 지주회사 설립을 통해 지배구조의 투명성을 높이고 계열사 간 시너지를 높여나가겠다"고 말했다.
◆준비된 지주회사 전환
동부그룹의 지주회사 전환은 오래전부터 예견돼온 사안이다. 금융-제조 겸업에 계열사 간 복잡하게 얽혀있는 출자구조를 간명하게 정리하고 장남 남호씨로의 미래 경영권 승계를 효율적으로 마무리하려면 어떤 형태로든 지배구조 개편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동시에 채권단과의 재무구조개선 약정에 따라 연내 자산매각과 사업구조조정을 완료한 뒤 내년부터 새로운 분위기에서 성장동력을 모색해 나가겠다는 김 회장의 의지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동부는 지주회사 체제로의 전환을 위해 이미 상당한 정도의 정지작업을 진행해왔다. 주요 기업들 사이에서 "최근 몇년간 30대 그룹에서 가장 바쁘게 움직인 사람들은 동부그룹의 재무통"이라는 평이 나올 정도다. 주요 계열사의 구조조정 업무 외에 계열사 간 출자구조를 CNI와 정밀화학 중심으로 바꾸는 작업도 병행해야 했다. 돌이켜 보면 남호씨가 최대주주로 있는 CNI가 2007년 10월 동부하이텍으로부터 정밀화학 지분을 인수해 최대주주로 올라선 것은 이번 합병을 염두에 둔 포석이었다.
계열사들의 사업 개편도 잇따랐다. 지난 3월 하이텍의 농업부문을 분사시켜 동부한농을 새로 출범시킨 데 이어 최근엔 정밀화학의 작물보호 및 바이오사업을 따로 떼어내 동부케미칼을 설립했다. 과거 반도체 부문이 어려울 때 우량사인 동부한농과 합병했다가 반도체 사업이 어느 정도 본궤도에 오르자 다시 업종 전문화의 길을 선택한 것이다. 정밀화학과 케미칼의 분리는 전자재료-화학분야로 담당 사업을 더 잘게 쪼개기 위한 것이었다.
◆동부 "금융사는 별도 지배구조로"
동부는 하지만 이번 경영체제 개편을 2세 경영체제 출범과 연결짓는 것은 성급한 추측이라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그룹 관계자는 "남호씨의 경우 대주주이긴 하지만 아직 일본에서 공부를 하고 있고 귀국시점도 불투명하다"며 "무엇보다도 이번 합병으로 개인 지분에 변동이 없다"고 강조했다. 실제 김 회장이 왕성한 활동력을 보이고 있고, 남호씨의 현업 경험이 전무하다는 점에 비춰볼 때 동부의 지주회사 전환이 당장 후계 구도 가시화로 나타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동부메탈 매각과 동부생명 상장,만성적인 적자에 시달려온 반도체사업의 흑자전환 등과 같은 경영현안들을 수습하고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려면 김 회장의 리더십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게 그룹 임직원들의 판단이다.
또 이번 개편으로 지주회사가 탄생한다 하더라도 화재 생명 증권 등 금융계열사들과의 직접적인 연결고리는 생겨나지 않을 전망이다. 그룹 내부에서 금융지주회사 역할을 하는 동부화재의 최대 주주는 남호씨와 김 회장으로,일찌감치 제조 부문과의 차단막이 내려져 있는 상태다.
조일훈 기자 ji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