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하는 '상생 경영'] SK‥1200억 '상생펀드' 低利로 지원…협력사 구매대금도 선지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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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최초 '상생경영위' 발족
2,3차 협력업체에도 주력…
10개 계열사 100% 현금 결제
R&Dㆍ특허 지원 방안 추진
2,3차 협력업체에도 주력…
10개 계열사 100% 현금 결제
R&Dㆍ특허 지원 방안 추진
SK그룹은 국내 기업 가운데 처음으로 전체 협력업체를 위한 그룹 단위 상생경영 시스템을 만들고 이를 명문화하는 등 체계적인 상생경영을 펼치고 있다. 자금난을 겪고 있는 중소 협력업체들을 '상생펀드'를 통해 적극적으로 지원해주거나 구매대금을 선지급해주는 등 자금난 해소를 위해 다양한 방법을 동원하고 있다. 최태원 SK 회장은 "중소협력업체의 발전은 회사 생존을 위한 핵심 요소의 하나로 회사의 영속적 발전과 SK가 추구하는 행복경영 실천을 위해 중소협력업체와의 파트너십이 중요하다"며 협력업체들과의 동반성장을 강조하고 있다.
◆그룹 차원의 상생경영위원회 구축
SK는 2008년 9월 최창원 SK케미칼 부회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SK상생경영위원회'를 발족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제시한 △공정한 계약 체결 △공정한 협력업체 선정 △불공정한 거래 사전 예방 등 3대 가이드 라인을 채택,그룹 차원의 전방위적인 상생경영 활동을 지속적으로 실천하고 있다.
작년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 속에서도 SK는 '위기극복형 상생협력'을 강화하기로 하고 신뢰 기반의 상생 인프라 구축과 시너지 창출을 통한 경쟁력 제고를 핵심 추진 사업으로 선정해 추진했다. 상생협력의 실천을 위해 일차적으로 온라인에서 상생지원 센터(winwin.sk.co.kr)를 구축해 운영하고 있다. 이 사이트를 통해 각 계열사의 상생경영 현황은 물론 중소 협력업체들이 필요로 하는 최신 동향 및 경영 정보 등을 제공하고 있다.
◆2,3차 협력업체 지원에 주력
SK는 상생경영의 효과가 1차 협력업체뿐 아니라 2,3차 협력업체에도 선순환적으로 파급될 수 있도록 1차 협력업체에 대해 2차 협력업체와의 상생협력 의무를 명문화했다. 신규 협력업체 선정시 2차 협력업체와 상생협력 관계를 맺고 있는 업체를 우대하고 있다.
SK 각 계열사들은 업종과 협력업체의 현실을 감안한 구체적인 지원프로그램도 제도화했다. SK에너지를 포함한 10여개 계열사가 100% 현금성 결제 조건을 준수하고 있고 SK텔레콤 SK케미칼 SK건설은 우수 협력업체에 대해 이행보증보험증권 제출 면제,경쟁입찰 참가 우선권 부여 등의 구매우대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다. 공동 기술개발을 위해 협력업체들이 상시적으로 기술 아이디어를 제안하고 평가할 수 있는 시스템도 구축해 놓고 있다.
그룹 차원의 상생문화 확산과 파트너십 강화를 위해 그동안 계열사별로 시행해온 우수 협력업체 포상 행사를 작년부터는 그룹 차원의 행사로 격상시켜 진행하고 있다. 권오용 SK 브랜드관리실장은 "SK그룹이 추진하는 신뢰 · 시너지 · 문화를 축으로 한 상생경영이 건강한 대 · 중 · 소 기업 생태계 형성에 기여하고 결과적으로 글로벌 경제 위기 극복에 중요한 초석이 됐다"고 말했다.
◆1200억원 규모 상생펀드 운영
자금난에 시달리는 중소 협력업체를 지원하기 위해 상생펀드도 운영하고 있다. 상생펀드는 SK와 IBK기업은행이 지난해 6월 함께 만들었다. 중소 협력업체들은 이 펀드를 통해 최대 5억원의 자금을 기존 금리보다 연 2.34%포인트 낮은 금리로 조달할 수 있다. 예컨대 연리 6%로 5억원을 대출 받는 업체는 2.34%포인트 낮은 3.66%의 저금리 대출이 가능하게 된 것이다. 이를 통해 협력업체는 연간 1170만원의 이자 비용을 절감하게 된다. 이 펀드에는 SK와 IBK기업은행이 각각 600억원씩 모두 1200억원을 출연했다.
기술력이 우수하고 성장 가능성이 높은 협력사 중 자금 수요가 필요한 기업을 추천하면 협력사는 보증기금에 보증서 발급을 신청,은행에 제출해 대출을 받거나 또는 직접 은행으로부터 대출심사를 받은 후 대출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지금까지 1200억원의 상생펀드 출연금 가운데 528억원이 99개 중소 협력업체에 지원됐다. 자금 수요가 많은 협력업체들이 저리로 평균 4억8000만원을 지원받은 셈이다.
SK텔레콤 협력업체인 네오엠텍은 이 펀드의 혜택을 받은 대표적 예다. 이 회사는 SK상생펀드로부터 3억4000만원을 지원받았다. 정보기술(IT) 서비스 플랫폼 개발 전문업체인 네오엠텍은 글로벌 경기침체로 자금회전이 안돼 어려움을 겪었지만 상생펀드를 통해 자금을 지원받아 자금난을 극복했다.
김창근 SK 상생경영위원회 위원장은 "경제 위기 속에서 중소 협력사에 가장 절실한 어려움은 자금 유동성일 것"이라며 "상생펀드가 대기업 · 중소기업 간 '행복 동반자' 관계 형성에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추가 지원방안 마련
SK는 작년 5월 15개 주력 관계사의 협력업체 관계자 200여명을 충북 충주시 인등산 SK행복마을로 초청,'SK 한마음 한뜻 인등산 행사'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건강한 대중소기업 생태계 조성을 위해 상생문화를 구축하고 파트너십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이날 행사는 SK의 기본 경영철학인 SKMS에 대한 강연과 선진 기업문화 구축을 위한 정보공유 등으로 구성됐다.
SK는 앞으로도 각 계열사가 보유하고 있는 유 · 무형의 역량을 협력업체 지원에 활용하겠다는 구상이다.
특히 중소기업들이 실질적으로 필요로 하는 연구 · 개발(R&D),특허 및 중소기업 펀드 등에 대한 별도 지원 방안을 수립해나갈 계획이다.
SK 관계자는 "그동안 구축해 놓은 상생경영시스템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키기 위해 각 계열사별 추가 실천방안을 마련 중"이라며 "협력업체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는 지원방안을 만드는 데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