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발상 투자를 염두에 둔 투자자라면 실적시즌을 맞아 적자기업에도 관심을 둬야 할 것 같다.

한국투자증권은 실증분석을 통해 수년간 적자나 자본잠식 상태의 기업이 기사회생하거나, 흑자기업이라도 사업다각화나 구조조정을 통해 이익규모가 확대되는 이른바 '턴어라운드' 관련주에 관심을 가질 것을 주문했다.

9일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전년대비 흑자전환한 기업들을 대상으로 턴어라운드주에 대한 실적분석 결과, 조사대상 650개 유가증권시장 상장사들은 2005~2009년 사이에 금융위기 여파가 컸던 2008년을 제외하면 16~19%가 적자를 보였다.

이들 적자기업들 중에서는 다음해에 흑자로 턴어라운드에 성공한 비율은 금융위기로 인해 예외적으로 낮았던 2008년 24%를 제외하면 41%~61%에 달했다.

전체 유가증권시장 상장기업들 중 7%~11%의 기업이 매년 턴어라운드주로서의 조건을 갖추고 있는 셈이다.

특히 2004~2009년 중 유가증권 상장사의 흑자전환 기업들의 주가 등락률을 보면 시장이 과열국면에 진입해 머니게임 현상이 나타났던 2007년의 경우를 제외하면 코스피 대비 흑전기업들의 초과 수익률이 현저한 것으로 조사됐다.

코스피 수익률이 50% 웃돌았거나 육박했던 2005년과 2009년의 경우 턴어라운드주의 코스피 대비 초과수익률이 각각 103%포인트, 31.1%포인트로 두드러진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정훈석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이처럼 초강세장에서 턴어라운드주의 수익률이 어느 때보다도 더 높았던 것은 경기호조가 뒷받침되는 초강세장에서는 턴어라운드가 일시적인 아니라 구조적일 수 있다고 인식될 여지가 크기 때문"이라며 "투자자들의 강세 마인드가 팽배한 강세장의 속성상 흑자전환은 강력한 매수 유인으로 작용하는 경향이 강하다"고 말했다.

그는 "실적의 극적인 변화를 의미하는 턴어라운드는 주가의 극적인 변화를 유발하기 마련이고 실적시즌에는 저평가, 실적개선 이상으로 적자기업들에 대한 관심이 요구된다"며 "적자기업들 중 존속성에 대한 의구심이 크지 않은 기업들이나 본업의 시장경쟁력이 확보된 기업의 경우에는 보다 턴어라운드주로 부상할 공산이 크다는 점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턴어라운드주 투자는 턴어라운드 이듬해에도 상당한 성과를 보인다는 점에 주목할 것을 권고했다. 흑자전환을 포착하지 못했다 하더라도 흑자전환 이후에 흑자기조 기조 정착여부에 초점을 맞춘 투자도 상당한 성과를 달성할 수 있다는 것.

실제 턴어라운드주의 주가를 보면 흑자전환 시기를 전후해 탄력적인 움직임을 보인 이후에도 실제로 분기 연속 흑자를 보이며 시세 탄력성을 보인 경우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한국투자증권은 현재와 같은 강세장에서 주가 급등세에도 불구하고 밸류에이션 매력도를 내재하고 있는 턴어라운드주로, 업황 사이클을 감안할 경우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성광벤드 등이 투자 매력도가 여전히 높다고 지목했다.

구조조정을 통해 시장 경쟁력과 효율성을 제고한 턴어라운주로 금호석유화학, 한솔제지, 대한전선, SK브로드밴드, KB금융지주 등을 꼽았다.

또한 시장 다변화나 기술혁신 및 사업 다각화를 통해 수익구조를 구조적으로 '레벨-업' 시킬 것으로 예상되는 종목으로 SKC, 두산인프라코어, 한솔LCD, 디엠에스 등을 제시했다.

정훈석 애널리스트는 "현재와 같이 실적주 찾기과정이 연출되는 실적발표 시즌에는 핵심 실적주라고 할 수 있는턴어라운드주에 대한 관심도가 제고될 수 밖에 없다"며 "주식투자의 성공 여부는 실적 예측에 대한 정확성에 의해 좌우된다는 점을 감안할 때 실적의 극적인 변화인 턴어라운드를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다면 당연히 그 보상도 클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한경닷컴 변관열 기자 bk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