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국내 증시는 최근 단기 조정에 따른 반등을 시도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은 증시 주변 환경이 개선되고 있는 가운데 이번주 예정된 국내외 이벤트에 대한 기대가 증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했다.

유럽발 재정위기 우려가 약화됐고,위험자산 선호 현상이 개선되면서 주변 여건이 증시에 우호적으로 갖춰지고 있다는 평가다. PIGS(포르투갈·이탈리아·그리스·스페인)의 국채금리가 하락했고 유로화 가치가 개선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전언이다.

이번주에는 오는 10일 미국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회의가 열리고, 중국의 7월 소비자물가지수, 소매판매 등의 경제지표 발표가 예정돼 있다. 국내의 경우 12일 금융통화위원회가 열려 기준금리 인상 여부를 결정할 전망이다.

증권업계에서는 미국 FOMC 회의에서 FRB(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기준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이 높다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아울러 추가 국채, 모기지증권(MBS) 매입 등을 결정할 수 있다는 기대도 형성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동필 하나대투증권 수석연구위원은 "투자자들이 FOMC나 중국정부에 기대하는 것은 양적 완화정책과 정부의 의지이기 때문에 현실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보다는 정책 실행에 따른 결과물인 유동성과 경제지표 개선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더 적합하다"고 강조했다.

지난 6일(현지시간) 미국의 부진한 7월 고용지표와 이에 따른 증시 하락이 부담으로 작용하겠지만, 이에 대한 우려는 최근 국내증시의 숨고르기 과정을 통해 일정 부분 반영된 상태라고 전문가들은 풀이했다.

미국 7월 비농업부문 고용자수는 전월 대비 13만1000명이 감소했다. 감소치가 시장 예상치를 크게 웃돌았다. 7월 민간고용은 7만명 증가에 그쳐 예상치에 못 미쳤다.

이에 미국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0.20% 내린 1만653.56에 장을 마쳤다. 나스닥 지수의 경우 0.20%, S&P500 지수는 0.37% 하락했다.

최근 코스피 지수 1800선 돌파 시도가 이어지는 가운데 펀드 환매 출회가 장애요인이 되고 있지만, 이 역시 점차 완화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박스권 돌파 과정에서 환매물량이 상당수준 소화됐고, 지수 상승추세를 꺾을 정도의 물량이 추가적으로 출회될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 6월 이후 두달간 5조원이 넘는 펀드 환매 물량이 소화됐고, 올해 연간으로는 10조944억원이 출회됐다. 이에 따라 연초에 22조원이 넘는 수준이었던 펀드환매 대기 물량은 현재 11조9000억원으로 급감했다는 분석이다.

박석현 KTB투자증권 연구위원은 "현 시점에서 초점을 맞춰야 하는 부분은 환매 물량 흡수가 상당히 원활하게, 그리고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는 점"이라며 "11조9000억원은 많은 금액이지만 환매 소화 속도가 예상보다 빠를 수 있고, 잠재적 환매 대기 물량이 모두 나온다고 볼 수 없기 때문에 컵의 물이 아직 반이나 남았다는 생각보다는 이제 반밖에 남지 않았다는 생각이 필요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최근 국내증시에서 IT(정보기술)와 자동차 등 기존 주도주들이 주춤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이는 주도주 교체가 아닌 확산 과정이라는 의건도 나왔다. 현재의 시장 흐름이 주도주 교체로 인한 조정국면이 아닌 주도주 확산에 따른 추가 상승 과정이라는 진단이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상반기 실적장세의 주도주인 IT와 자동차의 시장 대비 상승률이 떨어지면서 지수 방향성에 대한 불안이 커지고 있다"면서도 "기존 주도주의 힘이 약화됐지만, 화학·철강 등 소재주와 운송·기계 등 경기 반등 시점에 부각되는 새로운 주도주들이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