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8ㆍ8 개각'으로 친정체제 강화에 나서자 증시가 들썩이고 있다. 4대강 사업이 탄력을 받을 것이란 전망에 관련주가 급등하는가 하면, 투자개방형 의료법인 허용 기대감이 커지자 제약 및 바이오주 등도 강세다. 증시 전문가들은 정책 수혜주의 경우 '반짝' 상승하는 경우가 많지만, 바이오주의 경우 본격 반등의 계기가 마련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9일 증시에서 가장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테마'는 단연 정책 관련주다. 이날 오전 10시 40분 현재 4대강 관련주의 경우 이화공영동신건설이 상한가까지 치솟았고, 홈센타(11.74%) 삼목정공(11.57%) 울트라건설(8.91%) 자연과환경(8.51%) 등도 큰 폭의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와 함께 에이모션(2.53%) 참좋은레져(1.57%) 삼천리자전거(0.39%) 등 자전거주도 동반 강세다.

'8ㆍ8 개각'에서 4대강 사업의 주무부처인 국토해양부 및 환경부 수장을 유임시킨 게 4대강 사업의 강행을 의미하는 것으로 시장은 받아들이고 있다. 특임장관에 'MB의 오른팔' 이재오 의원이 내정된 것도 4대강 테마주의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같은 논리로 이 대통령이 외교안보 라인을 전혀 손대지 않은 점은 퍼스텍(6.99%) 스페코(0.71%) 등 방산 관련주의 상승과 현대상선(-0.88%) 로만손(-1.42%) 좋은사람들(-0.99%) 등 남북 경협주의 하락을 불러왔다. 정부가 대북 강경책을 지속하겠다는 신호로 시장이 해석하고 있다는 얘기다.

바이오ㆍ제약 관련주는 보건복지부 신임 장관에 진수희 의원이 내정되자 급등하고 있다. 차바이오앤(13.17%) 알앤엘바이오(10.92%) 엔케이바이오(10.81%) 메디포스트(6.98%) 이수앱지스(6.25%) 아미노로직스(6.15%) 조아제약(6.21%) 등 일부 바이오주가 급등하고 있고, 제약주도 한미약품(4.06%) 부광약품(2.35%) 광동제약(1.93%) 유한양행(1.51%) 동아제약(1.30%) 등이 상승세다.

이에 따라 의약품 업종 지수는 2% 넘게 오르며, 유가증권시장 내 전 업종지수 가운데 가장 큰 폭의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전재희 보건복지부 장관의 퇴임으로 그동안 중단됐던 투자개방형 의료법인(영리병원) 도입이 급물살을 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전 장관은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과 각을 세우면서까지 영리병원 도입을 강력하게 반대해왔다. 국민들의 의료비 부담이 늘어날수 있다는 논리에서다.

김나연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장관 교체로 영리법인의 전면 도입까지는 아니더라도 인천이나 제주 등 특화된 지역에 우선 도입될 가능성이 커졌다"며 "이 경우 송도에 사업권을 가진 차병원 그룹의 차바이오앤과 우리들병원 그룹의 위노바 등이 수혜를 볼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의료수가 상승 가능성은 제약주의 상승을 이끌고 있다. 의료수가가 올라가면 내과나 소아과 등 전형적인 저수가 의원들의 수익성이 개선돼 제약사의 리베이트 부담도 그만큼 완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김 연구원은 "의료수가가 현실화되면 개원의들이 원격진료 등 정부의 다른 의료정책에 협력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이렇게 되면 쌍벌죄 등으로 위축된 제약주의 디스카운트(할인)도 어느정도 해소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경닷컴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