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제품 출시행사 모두 취소하고 다시 만드세요. "

동원F&B는 지난달 말로 예정됐던 신제품 출시 기념행사를 돌연 취소했다. 당초 회사 측에서 "올 한 해 동원F&B가 심혈을 기울여 준비한 역작"이라며 선보이려 했던 신제품은 참치캔 안에 든 작은 직육면체 모양의 '델큐브 참치'.샐러드 비빔밥 볶음밥 카레덮밥 등 다양한 요리 위에 간편하게 얹어 먹을 수 있는 게 특징이다.

이미 개발과 제조가 끝난 제품을 놓고 김해관 동원F&B 사장(사진)은 "다시 만들라"고 주문했다. 인스턴트 죽그릇 용기처럼 밑이 좁은 에틸렌비닐알코올(EVOH) 소재 용기가 세련된 느낌의 '델큐브'와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했던 것.게다가 내용물을 잘못 넣으면 참치즙이 많아 보인다는 단점도 꼬집은 것으로 전해졌다.

둥근 용기에 직육면체 참치 제품을 넣었을 때 '공간경제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왔다. 국내에서 '마케팅 전문가'로 알려진 김 사장은 햇반 백설햄 비트 등 히트상품 주역이다. 2006년 동원F&B 사장으로 자리를 옮긴 후 '편의식품'에 가까웠던 참치캔 제품을 '건강식품'으로 새롭게 포지셔닝하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회사 측의 대안은 일단 3가지.캔햄 모양의 용기,깻잎 통조림 형태의 납작한 용기,기존 용기 등이다. 첫 번째와 두 번째 안은 직육면체 모양의 참치를 넣기에 공간 효율성이 높지만 납작하게 만들면 작아서 눈에 띄지 않는다는 게 단점으로 지적됐다. 캔햄 모양으로 만들면 캔햄과 혼동을 불러일으키는 데다 수산물의 신선한 이미지를 감퇴시킬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동원F&B 관계자는 "국내에서 선보인 적 없는 신개념 제품인 만큼 김 사장이 용기 선정에도 각별한 신경을 쓰고 있다"며 "고객 대상 리서치 결과까지 종합해 이르면 9월 말 새 제품을 선보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