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현대 신세계 갤러리아 등 주요 백화점들이 올 가을 30~40대 남성 소비자에 특화된 대형 매장을 경쟁적으로 선보인다. 명품뿐 아니라 캐주얼의류,잡화,아웃도어 등 패션 부문에서 '큰손'으로 떠오르고 있는 남성을 끌어들이기 위해서다. 백화점들은 점포별로 특색 있고 차별화된 콘텐츠를 제공하기 위해 정장부터 셔츠,구두까지 다양한 상품을 원스톱으로 구매할 수 있는 멀티숍을 자체적으로 만들거나 유명 브랜드와 제휴한 단독 매장을 늘리고 있다.



◆멀티숍에서 액세서리 전문 매장까지

9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은 내달 중순 잠실점 6층에 1년여에 걸쳐 준비한 이탈리아 남성의류 편집매장인 '팝 에디션'을 130㎡ 규모로 연다. 전문 재단사가 상주하며 130만~190만원대의 맞춤복을 판매하고 재킷부터 구두까지 30개 브랜드,200여종의 상품을 내놓는다. 소공동 본점은 영국 브랜드 닥스와 전략적 제휴를 맺어 럭셔리 액세서리 편집숍인 '닥스 컬렉션'을 국내 최초로 선보인다. 윌리엄,로시 등 10개 브랜드 최고급 향수와 명품 수제 구두,만년필,넥타이핀 등 100여종의 아이템을 판매할 예정이다.

신세계백화점은 내달 초 강남점 6층에 영업면적 330㎡ 규모로 30~40대 남성 대상의 클래식 의류 편집매장인 '신세계 멘즈 컬렉션' 을 연다. 100% 수작업으로 만드는 맞춤 정장 브랜드인 '이자이야',에르메스 슈트를 제작해 명성을 얻은 '벨베스트',모터사이클 컨셉트 재킷으로 유명한 '벨스태프',화려한 색채의 캐주얼 의류인 '일레븐티' 등 20여개 브랜드를 판매한다.

현대백화점은 13일 목동점에 캐주얼 브랜드인 헤지스와 손잡고 '헤지스 남성 플래그십 스토어' 1호점을 연다. 100㎡ 규모에 울 등 고급소재로 만든 코트와 재킷으로 구성한 프리미엄 라인과 구두,스니커즈,벨트,가방 등 액세서리 라인을 국내에서 첫선을 보인다.

갤러리아백화점은 오는 10월 명품관 이스트 4층에 '남성 클래식 멀티숍'을 개장한다. 갤러리아가 처음으로 선보이는 남성 종합 편집매장이다. 체사레 아톨리니,질리,울트랄레 등 고급 브랜드 정장과 팬츠,셔츠 등 의류와 구두,넥타이,벨트 및 다양한 소품을 함께 판매한다.

◆백화점 내 남성 매출 비중 30% 육박

이처럼 차별화된 남성매장 강화가 백화점 가을맞이 상품구성(MD) 개편의 핵심으로 떠오른 것은 갈수록 다양해지고 커지는 남성의 패션 수요를 흡수하고 선도해 나가기 위해서다. 최근 2~3년 새 패션과 외모에 신경쓰고 투자하는 젊은 남성이 늘어나면서 백화점 내 남성 매출비중도 증가 추세다. 신세계백화점 매출에서 남성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7년 23.0%에서 올 상반기 28.1%로 커졌으며,특히 30~40대 남성 비중이 12.6%에서 15.8%로 두드러진 증가세를 보였다. 남성복이나 캐주얼의류,스포츠 등 전통적인 남성 상품뿐 아니라 명품과 잡화부문에서 남성의 구매력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김윤형 현대백화점 남성의류 바이어는 "남성 소비자 취향이 다양해지고 해외 트렌드에 민감해지면서 의류 외에 액세서리 라인까지 갖춘 대형 플래그십 개념의 종합 매장이 요구되는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이혜원 신세계백화점 남성복 바이어도 "미국 일본 등에서는 1인당 국민소득 2만달러 돌파를 기점으로 남성패션 시장이 급속도로 커지고 3만달러 시점에서 절정기를 맞았다"며 "백화점들이 경쟁적으로 남성 브랜드를 들여오고 자체 편집매장을 늘리고 있는 것은 미래를 위한 선투자"라고 말했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