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여록] 말레이시아 6만원 항공권의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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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돈 6만원에 쿠알라룸푸르에 갈 수 있는 기회를 줍니다. ' 말레이시아의 저가 항공사인 에어아시아가 지난 2일 인천 취항 발표를 하면서 내건 이벤트다. 누구나 혹할 법한 얘기다. 행사 시작일인 4일,독자로부터 제보가 들어왔다. "6만원짜리 항공권을 판다고는 하는데 막상 사려고 하니까 결제 자체가 안 되더라"는 내용이었다.
궁금해 홈페이지에 들어가 봤다. '매진'이란 표시는 어디에도 없었다. 시쳇말로 '미끼' 상품이 아닌지 의문이 생겼다. 제보를 한 이우성씨(34 · 대학원생)는 "예약을 마치고 카드 결제를 시도했지만 '거부'라는 표시가 떴다"며 "카드사에 문의해보니 가맹점 등록이 아예 안 돼 있다고 말하더라"고 설명했다. 그는 인터넷 화면을 그대로 본뜬 파일까지 보내왔다.
이씨는 불만을 접수시키기 위해 에어아시아 홈페이지를 뒤졌다고 한다. 화면 하단에 표시된 전화번호는 말레이시아 현지 번호였다. 왜 카드 결제가 안 되는 것인지,이벤트가 끝난 것인지 등을 물어보려면 값비싼 국제전화를 써야만 했다. 이 같은 억울함을 호소하기 위해 제보했다는 게 이씨 얘기의 골자였다.
제보를 받는 순간만 해도 '설마'하는 생각이 앞섰다. 에어아시아는 이번 취항을 발표하면서 계열 저가항공사인 에어아시아 엑스의 최고경영자(CEO)를 한국에 보내 기자간담회까지 했다.
하지만 에어아시아 한국 사무소 직원의 답변은 의문을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되지 못했다. '6만원짜리 항공권'을 실제 구매한 사람이 있는지 확인할 수 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그는 "한국 사무소 직원은 두 명뿐이고 예약 시스템은 말레이시아 본사가 관리한다"며 "왜 결제가 안 되는지 본사에 문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 직원은 "에어아시아의 정책상 현지 사무소 직원의 역할은 비행기 뜨고 내리는 것을 확인하고,여행사들을 관리하는 것에 한정돼 있다"고 덧붙였다.
에어아시아 본사에 따르면 6만원짜리 항공권 이벤트를 시작한 4일 하루 홈페이지 방문객 수만 1만2000여명에 달했다고 한다. 에어아시아로선 한국 소비자들의 관심을 끄는 데 성공한 셈이다. 하지만 초저가 이벤트의 진실 논란이 불거지면서 소비자들의 마음까지 사로잡았는지는 의문이다.
박동휘 산업부 기자 donghuip@hankyung.com
궁금해 홈페이지에 들어가 봤다. '매진'이란 표시는 어디에도 없었다. 시쳇말로 '미끼' 상품이 아닌지 의문이 생겼다. 제보를 한 이우성씨(34 · 대학원생)는 "예약을 마치고 카드 결제를 시도했지만 '거부'라는 표시가 떴다"며 "카드사에 문의해보니 가맹점 등록이 아예 안 돼 있다고 말하더라"고 설명했다. 그는 인터넷 화면을 그대로 본뜬 파일까지 보내왔다.
이씨는 불만을 접수시키기 위해 에어아시아 홈페이지를 뒤졌다고 한다. 화면 하단에 표시된 전화번호는 말레이시아 현지 번호였다. 왜 카드 결제가 안 되는 것인지,이벤트가 끝난 것인지 등을 물어보려면 값비싼 국제전화를 써야만 했다. 이 같은 억울함을 호소하기 위해 제보했다는 게 이씨 얘기의 골자였다.
제보를 받는 순간만 해도 '설마'하는 생각이 앞섰다. 에어아시아는 이번 취항을 발표하면서 계열 저가항공사인 에어아시아 엑스의 최고경영자(CEO)를 한국에 보내 기자간담회까지 했다.
하지만 에어아시아 한국 사무소 직원의 답변은 의문을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되지 못했다. '6만원짜리 항공권'을 실제 구매한 사람이 있는지 확인할 수 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그는 "한국 사무소 직원은 두 명뿐이고 예약 시스템은 말레이시아 본사가 관리한다"며 "왜 결제가 안 되는지 본사에 문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 직원은 "에어아시아의 정책상 현지 사무소 직원의 역할은 비행기 뜨고 내리는 것을 확인하고,여행사들을 관리하는 것에 한정돼 있다"고 덧붙였다.
에어아시아 본사에 따르면 6만원짜리 항공권 이벤트를 시작한 4일 하루 홈페이지 방문객 수만 1만2000여명에 달했다고 한다. 에어아시아로선 한국 소비자들의 관심을 끄는 데 성공한 셈이다. 하지만 초저가 이벤트의 진실 논란이 불거지면서 소비자들의 마음까지 사로잡았는지는 의문이다.
박동휘 산업부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