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후쿠오카현 기타큐슈시에 있는 산교의과대는 최근 2년간 희한한 체력평가를 진행했다. 젊은층 대상의 일반적인 체력검증과 달리,60세 이상 고령자 217명을 대상으로 평형기능,민첩성 등을 테스트한 것.

고령자 체력평가를 의뢰한 곳은 고령 · 장애자고용지원기구로,'70세까지 정년연장 운동'을 벌이는 단체다. 산교의대는 일하는 60~64세 62명과 65세 이상 155명의 체력을 50대 37명과 비교하는 방식으로 조사했다.

조사 결과 60세 이상 고령자는 평형기능만 50대보다 낮았을 뿐,심폐지구력과 민첩성에선 차이가 없었다. 심폐지구력을 측정하는 '리듬에 맞춰 계단오르기'에서 50대가 57~64번의 '유효스텝'을 기록한 동안 60~64세는 55~62번,65세 이상은 57~62번으로 엇비슷했다. 민첩성을 재는 '빛 신호에 맞춰 재빨리 점프하기'에서도 50대의 반응시간이 0.39~0.42초였고 60~64세는 0.38~0.41초,65세 이상은 0.39~0.41초로 오히려 더 빨랐다. 다만 평형기능을 보여주는 '눈 감고 한 발로 오래 서 있기'에선 60~64세가 8~10초,65세 이상이 9~11초로 50대(12~30초)와 차이가 났다.

쿠마시로 마사하루 산교의대 교수는 "나이가 들어도 일을 계속하는 사람들은 평형기능 외엔 별다른 체력 저하가 없었다"며 "55세 이상을 고령노동자,65세 이상을 고령자로 분류하는 기준도 실제 근로능력에 따라 재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강상희 미래에셋퇴직연금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늘어나는 수명과 조기 퇴직은 은퇴자의 생활안정과 연금제도에 큰 짐이 되고 있다"며 "정년연장을 위해 고령자 체력을 측정한 일본의 시도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평가했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