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9일 서해 북방한계선(NLL) 해상을 향해 해안포 130여발을 발사해 남북 관계에 파장이 예상된다.

북한 군은 오후 5시30분부터 3분간 백령도 NLL 인근 해상에서 해안포 10여발을,오후 5시52분부터 6시14분까지 연평도 앞 NLL 인근 해상에 120여발을 각각 발사했다. 특히 일부 해안포탄 가운데 몇 발은 NLL 수백m 남쪽 백령도와 연평도 인근 해상에 떨어진 것이 초병의 육안 및 레이더에 포착된 것으로 알려져 사실이라면 남북 경색 국면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 관계자는 "백령도 초병이 NLL을 조금 넘어 왔다고 육안으로 관측한 것을 최초로 보고 받았으며 연평도에서는 레이더로 관측했다"며 "몇 발 정도 넘은 것으로 보여 확인 중"이라고 말했다. 그렇지만 합참 관계자는 "북한 해안포탄은 NLL 이남으로 넘어오지는 않은 것으로 안다"며 "현재 정확한 탄착지점을 정밀 분석 중"이라고 설명했다.

북한이 예고없이 해안포를 발사한 것은 우리 군이 지난 5일부터 진행한 NLL 해상에서의 대규모 서해합동훈련에 대한 응수로 풀이된다. 우리 군은 이날 오후 5시부로 합동훈련을 모두 종료했다. NLL인근 해상에서 작전임무를 수행하는 우리 함정에 위협을 가하려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북한은 지난 1월27~29일에도 백령도와 연평도 인근 NLL 해상으로 해안포와 방사포,자주포 등 400여발을 발사했으나 당시에는 사전에 항행금지구역을 선포,발사를 예고했었다.

합참 관계자는 "해안포 사격에 따른 우리 군의 피해는 아직까지 없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군 관계자는 "해군은 오후 5시49분 경계 및 전투 대비 태세를 강화했고 5시53분에는 무선으로 북한에 경고 방송을 했다"며 "오후 6시14분 이후에는 추가 사격이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사격에 따라 물기둥과 포성이 관측됐다"고 밝혔다.

군 당국은 북한 군의 추가 발사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북한 군은 지난 7일 우리 군의 백령도 등 서해 5도 인근의 해상사격 훈련계획에 대해 "강력한 물리적 대응타격으로 진압할 것"이라며 "우리(북)의 경고는 결코 빈말이 아니다"고 말한 바 있다.

장성호 기자 ja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