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 '新냉전'…후진타오 9월 訪美 무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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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무기판매ㆍ남중국해 등 올초부터 '패권대립' 격화
中, 새 미사일기지 검토…美, 드릴파이프에 보복 관세
기술 스파이 실형 '강경 대응'
中, 새 미사일기지 검토…美, 드릴파이프에 보복 관세
기술 스파이 실형 '강경 대응'
미국과 중국 간의 '강대강(强對强)' 갈등이 전방위로 확대되고 있다. 한반도 주변에서 대규모 군사훈련을 실시하며 서로를 긴장시키고 있는 미 · 중 간 충돌로 다음 달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의 미국 방문이 무산됐다.
중국은 미국이 남중국해의 영토 분쟁에 개입할 조짐을 보이자 미사일기지 건설 카드를 꺼내며 날카롭게 각을 세웠다. 미국은 중국에 군사기밀을 판매한 혐의로 구금 중인 기술자에게 유죄를 선고하고 중국산 드릴 파이프에 보복관세를 매기는 등 파상적인 공세를 멈추지 않고 있다. 올초 미국의 대만 무기 판매 등으로 유발됐던 양측의 갈등이 더 크게 재연되는 양상이다.
◆갈등 봉합에 실패한 G2
미국과 중국은 후 주석의 방미를 위한 실무협상도 열지 못하고 있다. 시간적으로 다음 달 방미는 불가능하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전했다. 천안함 사건 발생 후 한 · 미 간 군사훈련으로 양측이 불편한 관계에 놓인 가운데 최근 미국 측이 남중국해의 영토 문제를 언급하자 중국은 극도로 예민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은 지난 8일 "남중국해의 영토 분쟁 해결이 지역 안정의 핵심"이라고 공개적으로 언급,중국이 주장하는 이 지역의 영유권을 부정했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미국이 중국의 눈을 찌르려 하고 있다"고 보도하는 등 중국 측은 클린턴 장관의 발언에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남중국해는 대만,티베트와 함께 중국이 '3대 핵심지역'으로 꼽는 분쟁 · 갈등지역이다.
후 주석의 방미 무산은 상징적인 의미도 크다. 양측은 올초 미국의 대만에 대한 무기 판매,달라이 라마의 방미 등으로 첨예하게 대립했다. 그러나 지난 6월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이 캐나다 토론토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후 주석에게 방미를 제안하고,후 주석이 이를 '흔쾌히' 수락하면서 갈등이 수습 국면으로 전환한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갈등을 종결짓자는 의지가 담겨 있는 후 주석의 방미가 긴장 고조로 무산됐다.
◆우려되는 신(新)냉전
"양측의 갈등은 쉽게 해결하기 어려울 것이다. "(후정차이 홍콩 중국문제연구소 연구원) 전문가들은 단시일 내에 극적인 분위기 전환이 쉽지 않다고 본다. 미국은 중국의 일방통행식 외교를 더 이상 수용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피력하며 노골적인 대중국 견제에 나섰다. "미국이 항공모함인 조지워싱턴호를 한국의 동해에 이어 서해에도 파견한 데 이어 남중국해 문제를 언급한 것은 중국의 일방주의적 외교에 대한 경고 메시지"(워싱턴포스트)라는 해석도 나온다.
반면 중국도 천안함 사건 이후 중국 대륙에서만 여덟 차례의 군사훈련을 실시하는 등 무력시위에 나섰다. 중국 언론들은 "아편전쟁과 청 · 일전쟁으로 청제국이 멸망했던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며 강력한 대응을 촉구하고 있다.
문제는 양측의 갈등이 정치 · 군사적 차원에서 경제 · 무역 영역으로 확대되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 호놀룰루 연방법원은 9일 스텔스 크루즈미사일의 군사기밀을 중국에 팔아넘긴 혐의로 2005년 체포,구금된 노시르 고와디아에 대해 유죄를 선고했다. 미국은 또 1억1090만달러 상당의 중국산 드릴파이프 제품에 예비 상계관세를 최근 부과했다.
베이징의 한 외교 전문가는 "미국과 중국 간에 세계 패권을 놓고 벌이는 다툼이 점점 가열되고 있다"며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어 당분간 긴장은 고조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베이징=조주현 특파원 forest@hankyung.com
중국은 미국이 남중국해의 영토 분쟁에 개입할 조짐을 보이자 미사일기지 건설 카드를 꺼내며 날카롭게 각을 세웠다. 미국은 중국에 군사기밀을 판매한 혐의로 구금 중인 기술자에게 유죄를 선고하고 중국산 드릴 파이프에 보복관세를 매기는 등 파상적인 공세를 멈추지 않고 있다. 올초 미국의 대만 무기 판매 등으로 유발됐던 양측의 갈등이 더 크게 재연되는 양상이다.
◆갈등 봉합에 실패한 G2
미국과 중국은 후 주석의 방미를 위한 실무협상도 열지 못하고 있다. 시간적으로 다음 달 방미는 불가능하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전했다. 천안함 사건 발생 후 한 · 미 간 군사훈련으로 양측이 불편한 관계에 놓인 가운데 최근 미국 측이 남중국해의 영토 문제를 언급하자 중국은 극도로 예민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은 지난 8일 "남중국해의 영토 분쟁 해결이 지역 안정의 핵심"이라고 공개적으로 언급,중국이 주장하는 이 지역의 영유권을 부정했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미국이 중국의 눈을 찌르려 하고 있다"고 보도하는 등 중국 측은 클린턴 장관의 발언에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남중국해는 대만,티베트와 함께 중국이 '3대 핵심지역'으로 꼽는 분쟁 · 갈등지역이다.
후 주석의 방미 무산은 상징적인 의미도 크다. 양측은 올초 미국의 대만에 대한 무기 판매,달라이 라마의 방미 등으로 첨예하게 대립했다. 그러나 지난 6월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이 캐나다 토론토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후 주석에게 방미를 제안하고,후 주석이 이를 '흔쾌히' 수락하면서 갈등이 수습 국면으로 전환한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갈등을 종결짓자는 의지가 담겨 있는 후 주석의 방미가 긴장 고조로 무산됐다.
◆우려되는 신(新)냉전
"양측의 갈등은 쉽게 해결하기 어려울 것이다. "(후정차이 홍콩 중국문제연구소 연구원) 전문가들은 단시일 내에 극적인 분위기 전환이 쉽지 않다고 본다. 미국은 중국의 일방통행식 외교를 더 이상 수용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피력하며 노골적인 대중국 견제에 나섰다. "미국이 항공모함인 조지워싱턴호를 한국의 동해에 이어 서해에도 파견한 데 이어 남중국해 문제를 언급한 것은 중국의 일방주의적 외교에 대한 경고 메시지"(워싱턴포스트)라는 해석도 나온다.
반면 중국도 천안함 사건 이후 중국 대륙에서만 여덟 차례의 군사훈련을 실시하는 등 무력시위에 나섰다. 중국 언론들은 "아편전쟁과 청 · 일전쟁으로 청제국이 멸망했던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며 강력한 대응을 촉구하고 있다.
문제는 양측의 갈등이 정치 · 군사적 차원에서 경제 · 무역 영역으로 확대되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 호놀룰루 연방법원은 9일 스텔스 크루즈미사일의 군사기밀을 중국에 팔아넘긴 혐의로 2005년 체포,구금된 노시르 고와디아에 대해 유죄를 선고했다. 미국은 또 1억1090만달러 상당의 중국산 드릴파이프 제품에 예비 상계관세를 최근 부과했다.
베이징의 한 외교 전문가는 "미국과 중국 간에 세계 패권을 놓고 벌이는 다툼이 점점 가열되고 있다"며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어 당분간 긴장은 고조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베이징=조주현 특파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