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희토류 금속 생산의 97%를 장악하고 있는 중국이 사실상 가격 통제에 나서 산업계에 타격이 우려된다. 중국은 수출 규제를 통해 공급도 제한하고 있어 희토류 금속의 가격 급등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미 세륨과 란탄 가격은 지난 1주일 동안 배 이상 폭등했다.

중국 관영 차이나데일리는 세계 시장에 희토류 금속 46%를 공급하는 중국 네이멍구의 바오강 희토사와 장시 동업집단공사가 희토류 금속에 대해 동일한 가격 메커니즘을 적용하기로 합의했다고 10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중국 정부는 그동안 희토류 자원의 저평가를 막기 위해 대기업 중심의 통합을 원해 왔다"고 말해 이번 합의에 정부의 가격통제 의지가 반영됐음을 시사했다. 이에 앞서 원자바오 중국 총리는 "희토류 금속의 외국 수출은 막지 않겠지만 적절한 가격에 수출토록 할 것"이라며 가격 통제 의지를 밝힌 바 있다.

희토류 금속은 '첨단산업의 비타민'이라고 불린다. 따라서 희토류 금속을 확보하지 못하면 각국의 첨단산업이 치명타를 입는다. 전자 자동차 등을 중심으로 국내 산업에도 비상이 걸렸다.

중국은 1980년대부터 저가로 희토류 금속을 수출하면서 세계 시장 점유율을 높여 왔다. 미국 유럽연합(EU) 등은 경제성이 떨어진 자국 광산을 폐쇄하는 대신 중국산에 대한 의존을 확대했다. 현재 중국의 세계 희토류 금속 시장 점유율은 97%,매장량은 37%에 이른다.

위중썬 전 중국희토류회 사무총장은 두 회사의 가격 메커니즘 통합과 관련,"통폐합을 통해 희토류 산업의 집중도를 높이는 것이 중국이 세계 시장에서 발언권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희토류 전문가인 영국 LCM사의 이안 히긴스 이사는 이와 관련,"세계 각국이 향후 12~18개월 내에 심각한 희토류 금속 부족 사태를 겪을 수 있다"며 "중국 이외 국가는 첨단산업은 물론 녹색,친환경 산업까지 큰 타격을 받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태완/이관우 기자 twkim@hankyung.com


■ 희토류(稀土類) 금속

세륨 란탄 디스프로슘 등 17개 원소를 일컫는 말로 백금과 텅스텐처럼 희귀금속의 한 종류다. 화학적으로 안정되면서도 열을 잘 전달하는 성질이 있어 광학유리 · 전자제품 등 첨단산업(휴대폰 컴퓨터 풍력터빈 하이브리드자동차)의 소재로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