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토류값 1년새 최고 7배…"이대로 가면 첨단산업 치명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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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수출 이어 가격 통제
LCD·2차전지 등 핵심소재
중국이 글로벌 생산 독점
정부 '전략광물' 포함 안돼
국내 비축물량 며칠분 불과
LCD·2차전지 등 핵심소재
중국이 글로벌 생산 독점
정부 '전략광물' 포함 안돼
국내 비축물량 며칠분 불과
'첨단산업의 비타민'으로 불리는 희토류 가격이 치솟아 국내 기업들에 비상이 걸렸다. 휴대폰 발광다이오드(LED) 하이브리드카 반도체 등 첨단 제품뿐 아니라 풍력 발전 등 녹색성장에도 필수적인 희토류는 세계적으로 수요가 늘고 있는 데다 전 세계 수요의 97%를 생산하는 중국이 수출 통제에 나서면서 최근 1년간 많게는 7배까지 올랐다.
◆세륨 가격 1주일 새 184% 급등
희토류는 스칸듐,이트륨,란탄,세륨,프라세오디뮴,네오디뮴,프로메튬,사마륨,유로퓸,가돌리늄,테르븀,디스프로슘,홀뮴,에르븀,툴륨,이테르븀,루테튬 등 매우 희귀하지만 산업 생산에는 필수적인 17종의 금속류를 말한다.
희토류 값은 2000년대 들어 꾸준히 올랐지만 특히 지난해 중반부터 가파른 상승세를 보여왔다. 대표적인 품목이 액정표시장치(LCD) 제조와 선글라스의 자외선 차단제 등에 필수적인 세륨이다. 10일 원자재 정보업체인 코리아PDS에 따르면 세륨은 9일 현재 t당 2만50달러(중국에서 수출하는 가격 기준)로 지난해 8월 2950달러에 비해 603% 급등했다. 니켈수소전지와 광학렌즈에 쓰이는 란탄도 395% 상승했으며,영구자석을 만드는 데 함께 들어가는 네오디뮴과 디스프로슘은 각각 244%와 146% 올랐다.
최충석 조달청 원자재시장분석실 책임연구원은 "첨단산업 발달로 희토류 수요가 늘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이 수출쿼터를 줄이는 등 통제에 나선 게 급등 원인"이라며 "네오디뮴 디스프로슘 등 수요가 많은 희토류의 값은 계속 올라갈 것이란 전망이 많다"고 말했다.
전 세계 매장량의 37%를 가진 중국은 1992년부터 희토류 수출을 본격화해 현재 세계 수요의 97%를 생산한다. 특히 디스프로슘,테르븀 등은 99%를 차지한다. 가격경쟁력이 높은 데다 생산량 2~3위인 미국과 호주는 환경문제 등을 이유로 생산을 줄였기 때문이다.
문제는 중국 정부가 이 같은 독점적 지위를 활용해 희토류 자원을 보호한다며 수출 통제에 나선 것이다. 지난해 9월 디스프로슘,툴륨,루테튬 등은 수출을 중단하고 네오디뮴,세륨 등은 수출량을 연간 3만5000t 이내로 제한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한 데 이어 올 3월엔 중국 국토자원부가 희토류 신규 채굴을 불허한다고 발표했다. 지난달 중국 상무부는 하반기 희토류 수출쿼터를 전년 동기(2만8417t)보다 72% 줄어든 7976t으로 결정했다. 상 · 하반기 수출물량을 더하면 올해 수출량은 3만258t으로 지난해(5만145t)보다 40% 줄어들게 된다.
이 같은 발표가 급등세에 불을 지폈다. 세륨은 지난달 26일 t당 7050달러에서 이날 2만50달러(중국 FOB 기준)로 184.4% 올랐으며,란탄도 같은 기간 t당 8050달러에서 2만50달러로 149.1% 솟구쳤다.
◆국내 수요 전량 중국에서 수입
희토류는 산업발전에 필수적인 성분이다. 하이브리드카인 도요타 프리우스에는 1㎏의 네오디뮴과 10~15㎏의 란탄이 들어간다. 전기차 등 내연기관 이외의 자동차 발전은 희토류 수요 증가를 수반하게 된다. 미국은 뒤늦게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고 1990년대 문을 닫은 희토류 광산인 '마운틴 패스'를 내년 하반기에 다시 가동키로 했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은 지난해 9월 중국의 희토류 수출 규제가 불공정 행위라며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하기도 했다.
한국도 연간 약 7000t의 희토류를 중국에서 전량 수입하고 있다. 국내 산업계에서 많이 쓰는 희토류는 영구자석을 만드는 디스프로슘,LCD 등 디스플레이 화면을 연마하는 데 쓰이는 세륨 등이 대표적이다. 또 LCD 편광판,LED,삼파장 전구를 만드는데 이트륨,테르븀 등을 형광재료로 쓴다.
희토류는 첨단산업의 필수 소재이지만 워낙 극소량이 사용되기 때문에 정부가 선정한 6대 전략광물에는 포함돼 있지 않다. 광물자원공사의 희토류 비축은 올해가 4년째이며 비축물량도 며칠분 수준에 불과하다. 광물자원공사 관계자는 "전체 제품 생산원가에서 차지하는 희토류 재료비 비용이 낮기 때문에 국내 업체들이 아직 부담을 갖지 않고 있지만 중국의 수출 규제와 독점 횡포가 더 심해지면 문제가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광물자원공사는 최근 포스코와 함께 희토류 주요 산지인 중국 네이멍구 바오터우(包頭)에 있는 네오디뮴(영구자석 원재료) 생산업체의 지분 60%를 인수해 경영권을 확보했다. 산업은행도 전날 중국 바오터우시와 희토류 가공에 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손양림 코리아PDS 연구원은 "희토류가 그다지 희소하지는 않지만 탐사 및 개발이 어렵다"며 "향후 가격이 더 오르면 중장기적으로 개발이 활발해지면서 공급량이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현석/이관우/서욱진 기자 realist@hankyung.com
◆세륨 가격 1주일 새 184% 급등
희토류는 스칸듐,이트륨,란탄,세륨,프라세오디뮴,네오디뮴,프로메튬,사마륨,유로퓸,가돌리늄,테르븀,디스프로슘,홀뮴,에르븀,툴륨,이테르븀,루테튬 등 매우 희귀하지만 산업 생산에는 필수적인 17종의 금속류를 말한다.
희토류 값은 2000년대 들어 꾸준히 올랐지만 특히 지난해 중반부터 가파른 상승세를 보여왔다. 대표적인 품목이 액정표시장치(LCD) 제조와 선글라스의 자외선 차단제 등에 필수적인 세륨이다. 10일 원자재 정보업체인 코리아PDS에 따르면 세륨은 9일 현재 t당 2만50달러(중국에서 수출하는 가격 기준)로 지난해 8월 2950달러에 비해 603% 급등했다. 니켈수소전지와 광학렌즈에 쓰이는 란탄도 395% 상승했으며,영구자석을 만드는 데 함께 들어가는 네오디뮴과 디스프로슘은 각각 244%와 146% 올랐다.
최충석 조달청 원자재시장분석실 책임연구원은 "첨단산업 발달로 희토류 수요가 늘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이 수출쿼터를 줄이는 등 통제에 나선 게 급등 원인"이라며 "네오디뮴 디스프로슘 등 수요가 많은 희토류의 값은 계속 올라갈 것이란 전망이 많다"고 말했다.
전 세계 매장량의 37%를 가진 중국은 1992년부터 희토류 수출을 본격화해 현재 세계 수요의 97%를 생산한다. 특히 디스프로슘,테르븀 등은 99%를 차지한다. 가격경쟁력이 높은 데다 생산량 2~3위인 미국과 호주는 환경문제 등을 이유로 생산을 줄였기 때문이다.
문제는 중국 정부가 이 같은 독점적 지위를 활용해 희토류 자원을 보호한다며 수출 통제에 나선 것이다. 지난해 9월 디스프로슘,툴륨,루테튬 등은 수출을 중단하고 네오디뮴,세륨 등은 수출량을 연간 3만5000t 이내로 제한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한 데 이어 올 3월엔 중국 국토자원부가 희토류 신규 채굴을 불허한다고 발표했다. 지난달 중국 상무부는 하반기 희토류 수출쿼터를 전년 동기(2만8417t)보다 72% 줄어든 7976t으로 결정했다. 상 · 하반기 수출물량을 더하면 올해 수출량은 3만258t으로 지난해(5만145t)보다 40% 줄어들게 된다.
이 같은 발표가 급등세에 불을 지폈다. 세륨은 지난달 26일 t당 7050달러에서 이날 2만50달러(중국 FOB 기준)로 184.4% 올랐으며,란탄도 같은 기간 t당 8050달러에서 2만50달러로 149.1% 솟구쳤다.
◆국내 수요 전량 중국에서 수입
희토류는 산업발전에 필수적인 성분이다. 하이브리드카인 도요타 프리우스에는 1㎏의 네오디뮴과 10~15㎏의 란탄이 들어간다. 전기차 등 내연기관 이외의 자동차 발전은 희토류 수요 증가를 수반하게 된다. 미국은 뒤늦게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고 1990년대 문을 닫은 희토류 광산인 '마운틴 패스'를 내년 하반기에 다시 가동키로 했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은 지난해 9월 중국의 희토류 수출 규제가 불공정 행위라며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하기도 했다.
한국도 연간 약 7000t의 희토류를 중국에서 전량 수입하고 있다. 국내 산업계에서 많이 쓰는 희토류는 영구자석을 만드는 디스프로슘,LCD 등 디스플레이 화면을 연마하는 데 쓰이는 세륨 등이 대표적이다. 또 LCD 편광판,LED,삼파장 전구를 만드는데 이트륨,테르븀 등을 형광재료로 쓴다.
희토류는 첨단산업의 필수 소재이지만 워낙 극소량이 사용되기 때문에 정부가 선정한 6대 전략광물에는 포함돼 있지 않다. 광물자원공사의 희토류 비축은 올해가 4년째이며 비축물량도 며칠분 수준에 불과하다. 광물자원공사 관계자는 "전체 제품 생산원가에서 차지하는 희토류 재료비 비용이 낮기 때문에 국내 업체들이 아직 부담을 갖지 않고 있지만 중국의 수출 규제와 독점 횡포가 더 심해지면 문제가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광물자원공사는 최근 포스코와 함께 희토류 주요 산지인 중국 네이멍구 바오터우(包頭)에 있는 네오디뮴(영구자석 원재료) 생산업체의 지분 60%를 인수해 경영권을 확보했다. 산업은행도 전날 중국 바오터우시와 희토류 가공에 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손양림 코리아PDS 연구원은 "희토류가 그다지 희소하지는 않지만 탐사 및 개발이 어렵다"며 "향후 가격이 더 오르면 중장기적으로 개발이 활발해지면서 공급량이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현석/이관우/서욱진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