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5년 한 · 일협정에 따라 문화재 반환이 사실상 종결된 터라 정부가 나설 수 없었던 상황에서 지난 4~5년간 민간단체들이 힘을 합쳐 노력해 온 것이 성과를 거뒀다고 생각합니다. 과거사에 대한 일본 정부의 사죄가 말로만 끝나지 않고 문화재 반환까지 포함됐다는 점에서 상당히 진전된 것이라고 봅니다. "

조선왕실의궤환수위원회 사무처장 혜문 스님(사진)은 10일 간 나오토 일본 총리가 궁내청 소장 조선왕실의궤를 반환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 이렇게 말했다.

혜문 스님은 2006년 9월 '조선왕실의궤 환수위'를 출범시켜 의궤 반환운동을 주도해온 인물.2004년에는 도쿄대가 조선왕조실록을 소장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환수운동을 끈질기게 벌여 마침내 2년 뒤인 2006년 왕조실록이 되돌아오게 만들었다. 이번에도 지난달 20일부터 지난 6일까지 일본을 방문,언론과 의회 등을 상대로 반환의 당위성을 설명하고 설득, 일본 정부의 반환 결정에 크게 기여했다.

"앞으로 (가칭)조선왕실의궤환국위원회를 구성해 구체적인 환국 절차를 논의할 예정입니다. 또한 의궤뿐만 아니라 대한제국의 소유였으며 현재 궁내청에 소장된 '제실도서'와 기타 문화재 등에 대한 환수운동도 전개할 겁니다. 이를 위해서는 국회에 '약탈 문화재 환수를 위한 특별위원회'를 구성할 필요가 있습니다. 민간 차원에서도 문화재 환수운동 단체를 결성하는 한편 이집트와 그리스 등 문화재 피탈국가와 국제연대 활동에 나설 생각입니다. "

혜문 스님은 "지난 4년간 그야말로 할 수 있는 모든 인적 자원과 능력을 동원해서 환수운동을 벌여왔다"며 "문화재 제자리 찾기란 단순히 문화재의 문제를 넘어 약탈의 역사를 극복하고 진실 · 양심과 같은 가치를 찾아가는 운동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그런 측면에서 지난 4년은 나름대로 진리를 찾아나선 구도의 길이었으며 진리를 찾아 헤맨 순례의 길이었다"고 덧붙였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