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개미들, 최장 순매수일 기록…18일간 5천억 사모아
급락장에도 코스닥 시장에서 개미(개인투자자)들이 '사자'에 나서며 최장기 순매수 기록을 경신했다.

11일 개인은 코스닥 시장에서 18거래일 연속 순매수 행진을 이어가며 최장기 기록을 갈아치웠다. 한국거래소가 집계를 시작한 1998년10월 이후 최장기간 순매수 기록이다.

코스콤에 따르면 개인투자자는 이날 347억원어치 주식을 순매수했다. 지난달 19일부터 18거래일간 누적으로는 5063억원어치 주식을 순매수했다.

이 기간 개미들이 가장 선호한 종목은 1350억원어치 주식을 사들인 서울반도체였다. 서울반도체는 발광다이오드(LED) 업황 둔화에 대한 우려가 반영되면서 시가총액 1위에서 2위로 밀려났지만, 개미들은 꾸준히 매수에 나섰다.

에스에프에이 크루셜텍 SK브로드밴드 루멘스 네패스 셀트리온 다음 DM 네오위즈게임즈 등에 대해서도 개미들은 왕성한 식욕을 보였다. 시가총액 상위종목과 정보기술(IT) 관련주 중심이었다. 저평가 매력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반면 가장 많이 내다판 종목은 터치센서 칩 제조업체인 멜파스였다. 94억원어치 주식을 순매도했다. 이와 함께 메가스터디 포스코 ICT SBS콘텐츠허브 에이스디지텍 성광벤드 동국산업 오스템임플란트 케이비티 하이록코리아 등도 팔아치웠다.

증권업계에서는 개인 투자자의 '사자' 행진에 대해 코스닥시장의 저평가 매력이 부각됐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최근 코스피 시장과 코스닥 시장의 수익 괴리율이 커졌다. 이런 가운데 실적 대비 과도하게 하락한 종목들이 많아지며 개인들의 매기가 유입됐다는 분석이다.

최근 18거래일간 코스피 지수는 1.13% 상승한 반면, 코스닥 지수의 경우 4.75% 하락했다. 또한 최근 중소형주들의 실적이 양호하게 발표됐다는 점도 매수 포인트로 꼽았다.

그렇다면 개미들의 이번 순매수 행진은 어느 정도의 성과를 낼까? 전문가들은 이후 개인들이 매수한 종목군의 수익률이 양호하지 못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IT 관련주 비중이 높기 때문에 코스피 시장 전기전자 업황 우려와 함께 코스닥 시장 종목군의 주가 흐름도 시원치 않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정근해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LED를 비롯한 IT 등 시장 주도주의 매수 비중이 높고, 산업재 또는 시장 소외주들에 대한 매도가 많은 상황"이라며 "최근 코스피 시장의 IT업종이 힘을 못쓰고 있기 때문에 코스닥 시장의 관련 중소형주들도 대형주의 움직임에 연동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