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국내 금융시장이 출렁거렸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1750대로 떨어졌고, 원·달러 환율은 1180원대로 치솟았다. 전날에도 이 같은 흐름은 있었지만 이날의 등락폭은 큰 폭이었다. 게다가 수출과 증시를 주도하고 있는 정보기술(IT)주들이 하락을 이끌었다는 점도 불안감을 키운다.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라는 '빅이벤트'도 시장에 우호적으로 마무리됐지만 국내 금융 시장은 흔들렸다. FOMC는 기준금리를 제로수준으로 유지하고 장기 국채에 투자하겠다고 밝히는 등 추가적인 경기부양책을 내놓았다.

호재성 이벤트에도 금융시장이 출렁이자 전문가들은 앞으로의 국내 경제와 증시에 대해 엇갈린 전망을 내놓고 있다.당분간 이같은 조정을 염두해두라는 의견이 있는 한편 일시적인 조정이라며 '저가매수'의 기회를 삼으라는 조언도 제기되고 있다.

장화탁 동부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이날의 시장하락은 IT업종의 부진 때문"이라며 "IT 업종의 모멘텀이 없는 상태다보니 8월말에서 9월초까지 조정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조정을 길게 가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장 팀장은 "IT업종의 추가적인 하락세를 제한적"이라며 "시장 전반적으로는 안정을 되찾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경수 토러스투자증권 투자분석팀장은 "미국 FOMC 회의 결과 나온 양적완화 정책이 시장의 기대치에 못 미친 데 따른 조정"이라며 코스피 지수가 1700선 초반까지 하락할 가능성도 있다고 예상했다.

오는 12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옵션만기일 등의 변수를 거치며 단기 조정을 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

그는 그러나 "지수의 상승추세가 훼손되지는 않았다"며 "조정을 거치면서 저평가 매력이 부각될 수 있다"며 장기적으로는 상승장을 내다봤다.

김성봉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경기회복세 둔화를 공식적으로 인정해 투자심리를 악화시켰다"며 "코스피 지수는 1700선까지 가격조정이 진행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달 말쯤 되면 원·엔 환율 추이 변화와 함께 IT와 자동차 등 수출주들의 경쟁력이 부각되면서 증시가 반등할 가능성이 높다"며 "조정기간에는 낮은 주가순자산비율(PBR)주 등 대안을 찾고, 지수 바닥다지기 구간에서 IT주들을 매수하라"고 조언했다.

한편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날대비 22.94포인트(1.29%) 떨어진 1758.19로 장을 마쳤다. 장중 1754.18까지 급락하기도 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대비 13.50원(1.16%) 상승한 1182.20을 기록했다.

한경닷컴 김하나·오정민 기자 ha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