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美가구의 14.6% '식량불안' 상황에 처해

미국에서 식량을 안정적으로 확보하지 못하는 '식량불안'(food insecurity)상황에 처한 가구들이 늘고 있다고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 인터넷판이 10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2008년 미국 전체가구의 14.6%가 '식량불안'에 해당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미국 농무부가 관련 통계를 기록하기 시작한 1995년 이후 가장 높은 것이다.

굶주림의 일종인 '식량불안'이란 미국에서 추가식품지원프로그램(SNAP)의 혜택을 받고 있지만 여전히 식료품점 이용을 꺼리고 매달 20일이나 25일께 식량이 떨어지는 상태에 있는 경우를 말한다.

특히 높은 실업률 등으로 미국 어린이 가운데 4분의 1이 간헐적으로 굶주림을 경험하고 있다.

이들이 에티오피아나 방글라데시에서 나타나는 것처럼 사망에 이를 정도의 굶주림을 겪는 것은 아니지만 미국에서 굶주림이 더는 희귀한 일은 아닌 상황까지 됐다는 점이 심각성을 더해준다.

이 같은 식량불안은 건강에 심각한 피해를 줄 수 있으며 어린이들에게 치명적이다.

충분한 음식을 섭취하지 못하게 되면 가용할 수 있는 영양분은 폐처럼 생명유지에 중요한 장기에 우선적으로 제공되며, 뇌에까지 가지 못하게 돼 영유아들에게 심각한 피해를 줄 수 있다.

이 같은 피해에 노출된 유아들은 성격이 포악해지고 집중력이 떨어질 수 있다.

굶주림은 성년의 건강에도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조사결과 식량불안과 정신질환 사이에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식량불안이 많은 스트레스를 주기 때문이다.

미국 상원은 이와 관련, 지난주 정부의 어린이 양육지원 프로그램을 위해 앞으로 10년간 45억달러를 제공하는 '건강, 기아해소 어린이 법'(Healthy, Hunger-Free Kids Act)을 통과시켰다.

하지만 상원은 이들 어린이의 학교 점심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기 위한 식품보조권인 '푸드 스탬프'에 대한 지원을 줄여 놓은 상황이다.

다만 하원은 푸드 스탬프 지원을 줄이지는 않을 것으로 보이며 굶주림을 경험할 가능성이 있는 어린이들에 대한 지원을 대폭 강화할 예정이다.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임상수 특파원 nadoo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