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소니와 파나소닉이 중국에서 TV 가격을 최대 50% 인하,중국 토종 업체들과 가격 경쟁에 돌입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고급 브랜드 이미지를 유지한다는 전략을 채택,중국 TV 시장의 경쟁구도가 '외국 기업 대 토종'에서 '고급 제품 대 범용 제품'으로 전환될 것으로 보인다.

11일 중국 차이나데일리는 소니가 32인치 LCD(액정표시장치)TV의 일부 모델 가격을 33% 인하한 3000위안에 판매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파나소닉은 최대 50%까지 가격을 떨어뜨릴 것이라고 전했다. 이 신문은 일본 기업들이 고급 제품 이미지를 버리고 저가정책을 채택,중국 기업들과 본격적인 가격 경쟁을 벌이게 됐다고 전했다.

소니와 파나소닉은 TV의 기능을 단순화하는 동시에 중국산 부품 비율을 높여 원가를 낮추기로 했다. 소니는 이를 위해 중국의 대만계 전자부품회사인 폭스콘과 제휴를 맺었다고 이 신문은 보도했다.

소니 관계자는 "중국 시장은 미국이나 유럽과는 완전히 다른 곳으로 제품의 질이나 기능보다는 가격이 우선시된다"고 지적하고 "저가 제품의 생산과 마케팅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삼성과 LG 등 한국 기업들은 고급 제품을 생산한다는 프리미엄 이미지를 유지키로 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토종 기업과 가격 경쟁을 할 생각이 없다"며 "브랜드의 고급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LG전자 관계자 역시 "최고급 제품인 프리미엄 상품과 중간 단계인 준프리미엄급 제품 판매에 주력하고 있다"며 기능을 단순화한 저가 제품 생산에 뜻이 없다고 밝혔다.

중국 TV 시장에서 토종 제품은 일반적으로 외국산 제품보다 30% 정도 낮은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 이는 중국 정부가 은행을 통해 적자를 보전해주고 있기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그러나 기능을 단순화한 외국산 제품이 쏟아진다면 토종 업체들도 이에 대응한 제품을 생산할 가능성이 커 당분간 가격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베이징=조주현 특파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