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올해 희토류 수출쿼터를 지난해보다 40%나 줄어든 3만여t으로 확정했다고 홍콩에서 발행되는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가 12일 보도했다. 이에 따라 해외 기업들에 희토류 공급 부족 사태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커졌다.

중국 정부의 이런 방침은 희토류의 물량과 가격을 직접 통제하는 체계를 갖춰 국제시장에서 희토류 가격을 끌어올리기 위한 것이다.

한경 11일자 A1,3면 참조

이 신문에 따르면 중국 상무부는 지난달 말 올해 희토류 수출쿼터를 3만258t으로 결정했다. 이는 지난해 수출량 5만145t에 비해 39.7% 줄어든 것이다. 특히 하반기 공급량은 전년 동기에 비해 72%나 줄어든 7976t에 불과하다. 수출쿼터 중 74.4%인 2만2512t은 중국 국내 기업에,나머지 7746t은 중국과 외국 기업의 합작사에 배정됐다.

중국 정부의 수출쿼터 축소 조치는 국내 기업들의 희토류 수요를 충족시키는 한편 해외에서 제품가격을 올리기 위한 것이라고 이 신문은 분석했다. 중국 정부는 그동안 희토류 광산업계를 소수의 국영기업 중심으로 재편하는 방안을 추진해왔다. 영세업체들의 과당경쟁과 불법적인 채굴로 가격이 떨어지고 환경오염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지난 10일에는 중국 최대의 희토류 생산업체이자 세계 희토류의 46%를 공급하는 바오강 희토류기술과 장시동업이 동일한 가격 메커니즘을 적용키로 합의해 물량뿐 아니라 가격까지 직접 통제하겠다는 의도를 드러냈다.

희토류는 세륨 란탄 디스프로슘 등 17개 원소를 일컫는 말로 백금과 텅스텐처럼 희귀금속의 한 종류다. 화학적으로 안정되면서도 열을 잘 전달하는 성질이 있어 휴대폰 컴퓨터 풍력터빈 하이브리드 자동차 등 첨단제품에 널리 쓰인다. 중국은 세계 매장량의 37%,세계 공급량의 97%를 점유하면서 희토류 시장을 좌지우지하고 있다.

한편 중국의 이런 수출 통제 움직임에 대해 미국과 유럽연합(EU) 등은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특히 미국은 국제무역기구(WTO)를 통해 제소할 계획이라고 이 신문은 전했다.

김태완 기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