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과학기술부는 향후 수천억원을 투입할 차세대 원천기술 육성 국가프로젝트인 '2010년 글로벌 프런티어사업' 우선과제 3개를 선정해 12일 발표했다.

이번에 선정된 과제는 혁신형 의약바이오 컨버전스 기술(김성훈 서울대 교수),탄소 순환형 차세대 바이오매스 생산 전환 기술(양지원 KAIST 교수),현실과 가상 통합을 위한 인체감응 솔루션(유범재 KIST 인지로봇센터장) 등이다. 이들 연구단은 내년부터 9년간 매년 100억~300억원의 자금을 지원받아 기업에 이전할 수 있는 원천기술을 연구한다.

김성훈 교수는 다양한 약물 후보군 물질을 한번에 발굴하고 실험할 수 있는 '원스톱 플랫폼'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약물설계 기술(각종 생리활성물질을 약물가용 자원으로 설계) △타깃 발굴검증 기술(후보약물이 인체 내 반응할 표적물질을 발굴 검증) △셀로믹스 기반 약물검색 기술(정밀세포조작 기술을 통해 약물 효능을 세포 수준에서 검색) △질환모사 기술(인간의 질환을 반영할 수 있는 동물 질환모델 개발) 등을 연계한 시스템을 개발해 약물 개발 단계에서 실패율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김 교수는 "신약 개발은 1조원 이상의 연구비와 연구기간이 12년 이상 걸리면서도 실패율이 높아 세계적으로 신약 출시가 정체현상을 보이고 있다"며 "이번 프로젝트가 성공한다면 연구 · 개발(R&D) 패러다임을 바꿔 신약 개발 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양지원 교수는 석유화학 기반 경제를 탄소순환형 경제로 바꿀 수 있는 차세대 바이오매스(사탕수수 미세조류와 같이 클린디젤 등 친환경 에너지원으로 활용가능한 생물체) 연구를 진행한다. 양 교수는 "석유 기반 경제는 공멸의 길로 접어들 수밖에 없다"며 "저탄소 녹색성장 등 환경 문제와 에너지 고갈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유일무이한 방법인 바이오매스 기술 수준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예를 들면 공장 주변에 마치 나무처럼 CO₂를 흡수해 제거하고 부산물로 바이오매스를 생산하는 인공나무(광생물반응기) 등을 만드는 것이 그의 연구의 밑그림이다. 그는 먼저 고성능 바이오매스 개발 연구를 먼저 진행하고 발굴한 바이오매스를 고밀도 · 고효율로 배양,수확하는 기술을 연구한다. 그리고 이 바이오매스를 바이오연료로 전환할 수 있는 슈퍼균주나 촉매 연구에 착수할 예정이다.

유범재 센터장은 의료보조기나 로봇 등 인간과 상호작용하는 인공물질의 감각 수준을 끌어올리는 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다. 유 센터장은 "기존 의수족 등 의료보조기는 근전도 신호 정도만을 연결한 수준이었지만 손가락이나 발가락까지 실제로 사용자가 움직일 수 있게 감각 신호를 전달하는 인텔리전트 기술을 개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기존 햅틱 기술(촉각 등을 느끼게 하는 컴퓨터기술) 등에서 나아가 가상현실을 더 실감나게 체험할 수 있는 비주얼 이미지나 음성 기술도 함께 연구할 예정이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