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재 겹친 용산…"아파트 대신 호텔·오피스 짓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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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부건설·국제빌딩5구역 등 역세권 무산위기·시장 침체 탓
입지 좋은 단지도 분양 미뤄
입지 좋은 단지도 분양 미뤄
서울 용산역 근처 용산국제빌딩5구역 도시환경정비사업 추진위원회는 정비계획 변경을 추진 중이다. 주상복합건물을 오피스빌딩으로 바꾸는 내용이다. 이에 따라 전체 연면적 2만8463㎡ 중 29.1%인 8300㎡에 계획했던 아파트 50채를 아예 짓지 않는다. 조합원들은 아파트에 입주하는 대신 오피스빌딩 1개동을 팔아 수익을 얻게 된다. 용산구청 관계자는 "주상복합을 짓고 있는 인근 조합들이 분양에 어려움을 겪자 추진위가 정비계획 변경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분양시장 침체 속에 역세권 개발사업마저 좌초 위기에 처하면서 '알짜 지역'으로 꼽혀 온 용산에서 아파트 사업을 포기하거나 연기하는 곳이 속출하고 있다.
◆수익성 떨어진 아파트 기피
12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동부건설은 동자동 동자2구역 사업을 바꾸기 위해 주민공람을 진행하고 있다. 구역에 호텔(50.65%)과 아파트(49.35%)를 지을 계획이었으나 호텔 및 운동 · 판매 등 부대시설로만 짓기로 했다. 회사 관계자는 "서울시의 호텔 장려정책,부동산 시장 침체 등을 고려해 호텔에만 집중키로 했다"고 말했다.
주상복합 기피 현상은 수익성 측면에서 오피스 등에 비해 불리해진 때문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아파트 가격이 강세를 보이면 조합원들은 주상복합을 선호한다. 일반 분양가를 높게 책정, 분담금을 줄일 수 있고 배정받은 아파트도 비싸게 팔 수 있어서다. 반면 아파트 가격이 약세를 보이면 분양수익 감소,조합원 권리가액 하락 등으로 추가분담금이 늘어 주상복합을 꺼린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인근 A공인 대표는 "2000년대 중반 중대형 아파트가 가격 상승을 선도하자 용산지역 조합들은 앞다퉈 중대형 주상복합을 택했다"며 "중대형 평형이 직격탄을 맞자 주상복합을 포기하고 있다"고 전했다.
◆분양 연기 · 분양가 인하도
주상복합 인기가 떨어지자 동부건설은 용산국제빌딩3구역 주상복합 47채(공급면적 155~214㎡)의 분양을 추석 이후로 늦추기로 했다. 이 구역은 용산민족공원 근처여서 조망권이 탁월하다. 용산 최고인기 주상복합인 인근의 시티파크나 파크타워와 비교해도 입지 측면에서 손색이 없다. 그런데도 당초 지난 5월에서 6월,8월 말,9월 말로 세 차례 분양을 연기했다.
회사 관계자는 "용산역세권 개발사업 좌초 위기란 악재가 생겼는데 굳이 분양을 강행할 이유가 없다"며 "상황이 진전되는 추이를 지켜본 뒤 분양하는 게 유리할 것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동아건설은 이달 중순 분양을 강행키로 했다. 원효로1가 '용산 더 프라임' 주상복합 모델하우스를 곧 오픈하고 이달 말 청약을 받는다. 아파트 3개동과 오피스 1개동으로 주상복합 66~165㎡형 552채와 펜트하우스 7채 등 559채를 분양한다. 그러나 분양시장 상황을 감안,분양가를 3.3㎡당 최저 2100만원대로 책정키로 했다. 펜트하우스 분양가도 3.3㎡당 2800만원 이내로 정할 방침이다.
조성근/김재후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