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제강 현대제철 대한제강 한국철강 등이 4개월 만에 철스크랩(고철) 일부 품목에 대해 특별 구매 단가를 적용,사실상 매입가를 인상했다. 포스코특수강은 고철 전 품목을 ㎏당 20원 내외로 인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12일 고철업계에 따르면 지난주부터 현대제철에 고철을 납품하는 일부 유통상은 생철을 ㎏당 430원 선에 넘기고 있다. 이는 지난달 말(410원)보다 4.8% 인상된 가격이다. 중량 고철도 ㎏당 20원(5.2%) 오른 410원에 거래됐다. 쇳물이 상대적으로 적게 나오는 경량급 고철값은 인상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제강업체들이 고철 가격을 올린 것은 고철 재고가 충분하지 않은 데다 건설 성수기가 시작되는 가을철을 대비하기 위한 것이다. 한국철강자원협회 관계자는 "조만간 고철 가격이 공식적으로 오를 것이란 기대감이 팽배해 유통상들이 물건을 내놓지 않는다"며 "제강사들이 유통상과 개별적인 계약을 맺고 프리미엄 가격에 물건을 가져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9월이면 제강사들이 감산을 마치고 건설시장이 살아나기 시작해 제강업체들이 고철 물량 확보에 나선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관련 업계에서는 남아 있는 국내 고철 물량이 충분하지 않다는 점도 매입가 인상에 반영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인천 삼산동의 한 고철 유통상은 "추가 가격 하락에 대한 우려로 3개월 동안 재고물량이 쏟아져 나와 국내 고철 재고가 부족하고,하절기 휴가철이 겹쳐 물량이 원활히 유통되지 않자 매입가를 올린 것"이라고 말했다.

고철 유통상들은 주요 제강사들의 특별 구매 단가 적용을 고철 가격 상승의 '신호탄'으로 해석하고 있다. 한 고철유통업계 관계자는 "고철값이 더 오를 것이란 전망이 확산돼 지금은 물건을 매입하기도 힘들다"고 전했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