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결정 서두르지 않겠다" 속도 조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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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라트銀 지점 폐쇄 근거 부족
이란 제재에 대한 정부 입장은 속도 조절이다. 독자제재 동참을 압박하는 미국과 경제적 보복을 경고하는 이란의 틈새에 끼어 있는 형국에서 섣불리 결정하기보다는 일단 시간을 갖고 해결책을 모색하겠다는 것이다.
정부 고위 소식통은 12일 "대이란 제재 문제는 서두르지 않고 국제사회의 동향과 관련국과의 충분한 협의를 거쳐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이 우리 정부에 던지는 메시지는 단순하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1929호 결의에 더해 미국의 포괄적 이란제재법에 보조를 맞춘 '+α'의 독자제재에 나서라는 주문이다. 핵심은 이란 멜라트은행의 서울지점을 폐쇄하라는 것이다.
로버트 아인혼 국무부 대북 · 대이란 제재 조정관이 지난 1~3일 한국을 다녀간 이후 미국 행정부 고위 당국자는 5일 "이란 제재 이행을 전면 준수하는 국가의 기업에는 국내법에 의해 예외를 인정해 주되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미국과의 경제 관계에서 악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일단 오는 10월 초 미국의 포괄적 이란제재법 시행세칙이 나온 이후 독자제재 방안을 마련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는 분위기다. 시간을 갖고 국제사회의 동향과 관련국의 제재 추이를 보면서 제재 수위를 정하겠다는 포석이다.
여기에 미국과 이란의 강한 압력이 작용하는 현 국면의 긴장도를 낮춰 경제계에 주는 충격을 완화하려는 의미도 있다. 제재 국면이 고조되면서 이란과 정상적인 거래를 하는 기업들까지 스스로 '위축'되는 부정적 영향을 가져오고 있다는 관측에서다. 정부는 미국의 입장을 적절히 수용하면서도 우리 기업이 피해를 입지 않도록 하는 묘안을 마련해야 할 상황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미국의 포괄적 이란제재법에 따라 제재 여부를 검토한다는 입장이지만 현재로서는 '추가적인 증거와 정보가 필요하다'는 쪽으로 일단 발을 빼는 분위기다.
한 소식통은 "미국이 제공한 자료만으로는 지점을 폐쇄할 근거가 부족하다"고 말했다. 지점을 폐쇄할 경우에 미칠 경제적 파장을 의식해 속도 조절을 꾀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장성호 기자 jas@hankyung.com
정부 고위 소식통은 12일 "대이란 제재 문제는 서두르지 않고 국제사회의 동향과 관련국과의 충분한 협의를 거쳐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이 우리 정부에 던지는 메시지는 단순하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1929호 결의에 더해 미국의 포괄적 이란제재법에 보조를 맞춘 '+α'의 독자제재에 나서라는 주문이다. 핵심은 이란 멜라트은행의 서울지점을 폐쇄하라는 것이다.
로버트 아인혼 국무부 대북 · 대이란 제재 조정관이 지난 1~3일 한국을 다녀간 이후 미국 행정부 고위 당국자는 5일 "이란 제재 이행을 전면 준수하는 국가의 기업에는 국내법에 의해 예외를 인정해 주되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미국과의 경제 관계에서 악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일단 오는 10월 초 미국의 포괄적 이란제재법 시행세칙이 나온 이후 독자제재 방안을 마련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는 분위기다. 시간을 갖고 국제사회의 동향과 관련국의 제재 추이를 보면서 제재 수위를 정하겠다는 포석이다.
여기에 미국과 이란의 강한 압력이 작용하는 현 국면의 긴장도를 낮춰 경제계에 주는 충격을 완화하려는 의미도 있다. 제재 국면이 고조되면서 이란과 정상적인 거래를 하는 기업들까지 스스로 '위축'되는 부정적 영향을 가져오고 있다는 관측에서다. 정부는 미국의 입장을 적절히 수용하면서도 우리 기업이 피해를 입지 않도록 하는 묘안을 마련해야 할 상황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미국의 포괄적 이란제재법에 따라 제재 여부를 검토한다는 입장이지만 현재로서는 '추가적인 증거와 정보가 필요하다'는 쪽으로 일단 발을 빼는 분위기다.
한 소식통은 "미국이 제공한 자료만으로는 지점을 폐쇄할 근거가 부족하다"고 말했다. 지점을 폐쇄할 경우에 미칠 경제적 파장을 의식해 속도 조절을 꾀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장성호 기자 ja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