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가지고 실수하고…일반인이 '케이블 스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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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 못지 않은 입담·개인기
꾸미지 않은 솔직함에 공감
다이어트 워·악녀일기 등 인기
꾸미지 않은 솔직함에 공감
다이어트 워·악녀일기 등 인기
'얼짱 스포츠댄서' 유지원씨(27)는 경력 12년의 베테랑 댄서다. 언니의 댄스 슈즈에 반해 춤에 입문한 이후 수억원을 춤에 쏟아부었다. 빼어난 보디 라인과 '도자기 피부'까지 겸비한 그는 즉석 댄스 실력을 과시하며 남성 패널들과 다른 출연자들의 갈채를 받았다.
이날 프로그램에는 유씨 외에도 자연분만을 위해 출산 1주일 전까지 나이트클럽에서 춤을 췄거나 클럽 의상만 100벌 이상에 비보이들과 주저없이 어울리는 46세 주부 등 춤에 미친(?) 여성들이 대거 출연했다.
스토리온채널이 지난 6일 밤 12시에 방송한 '친절한 미선씨'의 '춤에 빠진 여자들' 편에서는 이 같은 일반 여성들이 유쾌한 수다와 화려한 볼거리로 주목받았다. 매주 금요일 밤 12시에 방영하는 이 프로그램은 박미선과 이성미가 MC를 맡아 우리나라 1% 여성들의 색다른 이야기를 들려주는 토크쇼다. 출연자들이 마치 친구와 수다를 떨듯,편안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게 특징이다. 작은 실수나 해프닝은 오히려 강점이다.
'아이돌에 빠진 주부''빅사이즈 모델 주부''자칭 팜므파탈' 등 개성 만점의 주부들이 솔직한 입담으로 신선한 웃음을 선사한다. 이 프로그램은 30~45세 여성 시청자층의 호응에 힘입어 시청률도 1.5%를 웃돈다.
전문 MC,코미디언,탤런트,앵커 등 이른바 '프로'들의 세상인 TV 프로그램에서 일반 출연자들이 반란을 일으키고 있다. 프로 못지 않은 개인기와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 자신감,망가져도 굴하지 않는 두둑한 배짱에 미모까지 겸비한 아마추어들이 '프로'들을 위협하고 있는 것.이들의 신선함과 진정성이 시청자들에게 공감과 감동,재미를 주고 있다.
온미디어 스타일제작국의 이우철 팀장은 "일반인들이 예전과 달리 카메라 앞에서 의견과 감정을 표현하는 것을 자연스럽게 느낀다"며 "임무나 주제가 주어지면 대본 없이도 자신을 솔직하게 드러내는데 그게 오히려 재미있고 흥미롭다"고 말했다.
엠넷미디어의 가수 등용문 '슈퍼스타 K2'(금요일 오후 11시)는 지난달 말 첫 방송에서 시청률 4.2%를 기록했다. 지난해 최종회에서 케이블 사상 최고였던 8%를 돌파한 이 프로그램의 올해 오디션 지원자는 135만명에 달했다.
연예인을 꿈꾸는 청소년들이 날로 늘고 있기 때문에 이 프로그램의 시청률은 회를 거듭할수록 오를 전망이다. 온스타일의 리얼리티쇼 '더 넥스트 스타'도 연예인 지망생들 덕분에 인기가 치솟고 있다. 우승자에게는 전속계약 등이 보장된다.
패션 디자이너 지망생들의 도전을 다룬 온스타일의 '프로젝트 런웨이 KOREA'는 최근 '2034' 여성 시청자층에서 시청률 3.19%를 기록하며 막을 내렸다. 우승자인 정고운씨는 '초코송이'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로 독특한 헤어 스타일과 개성 넘치는 외모로 각광받았다. 매회 독창적이고 완성도 높은 디자인의 옷도 선보였다.
이 프로그램 출연자들은 자신의 생각을 거침없이 털어놓으며 공감을 얻었다. 연예인의 꾸며진 모습에 식상한 시청자들이 이들의 모습에 카타르시스를 느낀 것.온스타일은 이 프로그램을 벤치마킹한 '도전 슈퍼모델 코리아'를 다음 달부터 내보낸다. 최고의 슈퍼모델이 되려는 일반인들의 경쟁을 담아낸다.
스토리온채널의 '다이어트 워 시즌4'(토요일 밤 12시)는 30~45세 여성 시청자들의 박수를 받으며 평균 시청률 1%를 넘어섰다. 비만으로 직장에서 차별대우를 받은 사연,임신조차 할 수 없고 배우자와 연인에게도 외면받은 일화 등이 시청자들의 콧등을 시큰거리게 한다. 살빼기 작전에 나선 참가자들의 눈물겨운 스토리와 어려움을 극복하려는 간절한 마음이 감동을 더한다. 다이어트 과정에서 펼쳐지는 도전자들 간의 오해와 갈등,질투와 시기도 카메라를 통해 전달된다.
올리브채널의 '악녀일기 시즌7'(수요일 밤 12시)은 2007년 이후 3년간 이어진 케이블TV 장수 프로그램이다. 이 시대의 악녀(?)들이 출연해 솔직하고 당당하게 자신의 삶을 이야기하는 게 매력이다. 20대 여성 시청자층에서 최고 시청률 2.42%를 기록했다. 이 프로그램의 출연자 에이미,바니,이해인 등은 인기 연예인으로 발돋움했다.
'악녀일기'의 하정석 PD는 "대중을 의식하는 연예인과 달리 자신을 솔직하게 보여주는 게 높은 시청률의 비결"이라고 말했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