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사는 이모씨(47)는 항문 주위에 고름이 차는 치루 때문에 2년 전 동네의원에서 환부를 절개해 고름을 빼내는 배농시술을 받았다. 별 증상이 없다가 1년 전 갑자기 팬티가 축축하게 젖고 항문 주위 피부에 딱딱한 것이 만져지면서 피고름이 나왔다. 동네의원에서는 항문괄약근까지 파고든 복잡치루로 수술 후 재발하거나 변실금이 초래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후유증을 최소화하는 차원에서 전문병원을 찾아가라고 권유했다.

이곳의 소개로 서울 신당동의 송도병원에서 괄약근을 절개하지 않고 보존하면서 복잡치루를 말끔하게 고치는 '알맥(ALMC)' 수술을 받았다. 이씨는 수술을 받은 지 2주 만에 회복해 재발없이 잘 지내고 있다.
송도병원은 1981년 설립된 국내 최초의 대장 · 항문질환 전문병원이다. 2005년엔 보건복지부로부터 국내 처음으로 대장 · 항문 분야 전문병원으로 지정받았다. 중환자실을 포함한 170병상은 대장 · 항문 전문병원으로는 아시아에서 가장 큰 규모다. 대장 · 항문외과 전문의는 27명으로 국내 병원 중 가장 많다. 2008년 아시아 처음으로 개설한 골반저질환센터는 출산 후 골반이 내려앉거나 뒤틀어진 산모들을 집중 치료한다.

치료법에서도 독보적인 면모를 자랑한다. 이 병원에서 자체 개발한 알맥 수술은 고배율 현미경으로 선(腺)조직까지 파고든 고름덩어리를 철저하게 걷어냄으로써 회복기간을 기존 수술의 절반인 2~3주로 단축시키고 중증 치루 수술시 불가피하게 나타나는 변실금 또는 재발의 부작용을 획기적으로 경감시켰다. 지난 3월 관련 논문이 국제대장항문학회(ISUCRS)에 발표돼 이례적인 호평을 받았다. 이에 앞서 1988년에는 마이크로웨이브로,1994년에는 전기온열요법으로 항문 혈류를 개선함으로써 치질을 치료하는 방법을 세계 최초로 내놓아 주목받았다.

치료비도 저렴해 치질 수술비는 전국 하위 5%권,대장암 수술비는 전국 하위 3%권이다. 이 병원 이종균 이사장은 "다중검색컴퓨터단층촬영(MD-CT),자기공명영상촬영(MRI),양전자방출단층(PET),캡슐내시경 등 첨단장비와 배변조영술 검사실,무균수술실,공기정화 시스템을 가동하는 중환자실 등을 갖췄다"며 "치료 서비스를 원스톱으로 제공하면서 환자들의 진료비 부담도 줄여주는 고객만족 경영을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