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고서적 시장에 유명 고서상 헬무트 슈만이 소장하고 있던 150여점의 희귀본 서적들이 대거 쏟아져나와 고가에 팔리고 있다.

독일 일간 프랑크푸르터알게마이네차이퉁(FAZ)은 "최근 취리히의 골동품 시장에 나온 도서 매물 목록이 전 세계 책 애호가들을 흥분시키고 있다"고 12일 보도했다.

이번에 거래된 고서상 슈만 소장본 중에는 유명 작가의 희귀 초판본과 역사적 가치가 높은 의학 · 과학서적이 적지 않다. 노벨상 수상작가 헤르만 헤세가 22세 청년 시절 내놓은 첫 작품 '낭만시선'(사진)의 1899년 비코출판사판은 1만2000유로(약 1800만원)에 팔렸다. 우화소설 '그림자 없는 여인'으로 유명한 오스트리아 극작가 후고 폰 호프만슈탈의 자필 서명이 있는 '엘렉트라' 초판본(1904년)은 2800유로(300만원)에 거래됐다. 요한나 슈피리의 1881년판 '알프스 소녀 하이디'도 1600유로(240만원)에 새 주인을 만났다.

스위스 출판업자 다비드 게스너가 1738년 출간한 호화 장정 '신약성서'는 9000유로(1400만원)에,스웨덴 문예부흥기를 이끈 구스타프 3세가 소장하고 있던 르네상스 시인 아리오스토의 1768년판 '광란의 오를란도'는 5250유로(800만원)에 팔렸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